민간 기업..재해 리스크 분산할 수 있는 체계적인 사업 전략 필요
2020년 장마는 역대 최장 장마로 기록되었으며 집중호우로 인해 재산 피해는 1조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3일 '여름철 집중호우의 경제적 피해 분석'을 통해 "2020년 장마와 같이 호우와 태풍이 동반되었던 2011, 2012년에는 약 1조원 수준의 피해액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추정했다.
연구원은 "지난 10년 간 국내 연간 강수량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2020년 기록적인 장마와 같이 날씨 변동성은 항상 존재한다"며 "국내 연간 강수량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증가하는 추세였으나 이후 감소하는 흐름으로 전환했다"고 파악했다.
연구원은 여름철 집중호우는 인프라 파괴, 생산 위축, 물가 불안 등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 초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집중 호우 및 태풍은 주거, 생산 및 물류 시설의 파괴를 유발하고, 이에 대한 복구 비용을 유발한다.
연구원은 2010~2019년의 10년 동안 태풍과 호우에 의한 누적 피해액은 2019년 가치 환산 기준으로 약 3조1천387억원, 연평균 약 3천139억원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국민총생산(GDP)의 약 0.02% 수준으로 과거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등 전국적으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시점에 비해서는 크게 감소했다.
2010~2019년 동안 태풍과 호우에 의한 누적 피해복구액은 약 7조8천538억원(연평균 7천854억원, GDP 대비 약 0.05%)으로 피해액의 2.5배 규모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여름철 집중호우는 한국의 3분기 생산 지표의 계절성을 유발하는 원인 중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연구원은 판단했다.
연구원은 "국내 생산 활동 관련 경제 지표들은 하절기가 포함된 3분기가 2분기보다 그 활동성이 떨어지는 특징이 존재한다"며 "2000~2019년 간 2분기와 3분기의 전기비 산업별 생산 증가율 격차(3분기-2분기)는 전산업에서 –5.9%p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8.2%p), 건설업(-25.4%p), 도소매업(-5.6%p), 운수 및 창고업(-4.4%p) 등에서 생산 활동 위축 현상이 발견되었다. 반면 교육서비스업, 부동산업,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의 산업에서는 계절성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연구원은 판단했다.
또 연구원은 여름철 강수의 집중은 농수산물과 같은 신선식품류의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원이 2000~2019년까지의 자료를 대상으로 매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신선식품 물가지수의 6월 대비 9월의 누적 상승률의 연평균 값을 계산한 결과, 신선식품물가 상승률은 13.0%로 신선식품제외물가 상승률(0.4%)과 소비자물가 상승률(1.0%)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집중호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채소류의 물가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2000~2019년 동안의 채소의 전월비 월별 물가상승률 평균치는 6월 –6.7%에서 7월 6.1%에 이어 8월과 9월에 10%대를 기록했고, 과실과 수산물의 경우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여름철 기상재해에 대한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해 위험 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민간 부문의 대응능력 배양을 위한 지원 확대가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또, 여름 강수량에 민감한 농수산물은 수확량 변동에 대한 감시기능 강화 및 인플레 대응력의 신속성 확보를 통해 물가 안정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 했다.
아울러, 민간 기업도 재해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체계적인 사업 전략이 필요하며 나아가 기상정보의 분석 및 활용 능력 제고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