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렀던 코스닥 수급 노이즈…"그러나 시한 정해진 악재"
예년보다 일렀던 코스닥 수급 노이즈…"그러나 시한 정해진 악재"
  • 임영빈 기자
  • 승인 2020.10.30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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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과세 대상 확대 이슈 영향…연말 개인 매도 압력 강하나 펀더멘털과는 무관
건강관리·IT·산업재 등 기존 주도 섹터가 재차 상승 주도 예상

10월 들어 증시 투자 심리가 약화된 가운데 최근 대주주 양도세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코스피 대비 코스닥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나 신한금융투자는 해당 이슈가 시한이 정해진 악재이며 연말 이후에는 펀더멘털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마켓 애널리스트는 30일 'KOSDAQ 수급은 시한이 정해진 악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연말로 갈수록 대주주 요건 회피 목적의 매도세가 뚜렷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대주주 양도세 이슈로 인해 다소 이른 시점에 수급 노이즈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개인 순매수대금 가중 KOSDAQ 및 추정 수익률 추이

(출처=신한금융투자)
(출처=신한금융투자)

최 애널리스트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인 자금이 증시 상승을 주도한 만큼 신규 유입 자금이 상당 부분 수익 구간에 있어 대주주 양도세 대상에 추가 편입되는 자금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급 노이즈의 발생 원인은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기준이 하향되면서 대주주 요건에 해당되는 투자자의 수 증가, 여당에서 유예 방안을 제기했음에도 기존 입장 유지 의사를 밝힌 정부에 대한 일부의 실망감 표출, 연말 매도 압력 집중 우려에 따른 다른 주체의 대응이 그것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개인별 보유 종목 및 평가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 예상 순매도 규모를 추산하는 것조차 어려우며 결국 규모를 모르는 충격은 향후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차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는 있어도 낙폭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초 이후 개인 순매수대금 가중 코스닥 지수로 추정한 수익률은 손익분기점에 가깝다는 점, 그리고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에 의한 조정은 저점 매수 유입으로 일부 상쇄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번 대주주 범위 확대가 2023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전 과도기 성격을 갖는다고 해석했다.

현행 상장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 대주주 요건은 직전 사업연도말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에 하향된 3억원 기준일은 결제 기준 올해 마지막 거래일이다.

대주주 기준을 회피하기 위한 개인 매도세는 대주주 범위가 확대된 2013년부터 본격화됐으며 2017년 12월에는 증시 활황까지 더해져 한 달 동안 개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가 약 1조5천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국내 현행 대주주 양도세 제도가 손실 이월을 통한 손익 상계가 불가능하고 양도 차익에 대한 기본공제금도 250만원으로 적은 수준이므로 연말마다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매도 압력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개인 투자자는 주로 그해 말 주식 매도 후 이듬해 초에 다시 매수해 대주주 요건을 일시적으로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경우라면 절세를 위해 다음 두 가지 방법을 선택한다고 언급했다.

하나는 보유 주식이 주가 상승으로 양도세 부담이 커질 때 매도 후 재매수로 취득가액을 높여 양도 차익을 줄이는 것. 또 다른 하나는 다수의 종목이 대주주 요건에 해당 시, 일부 종목 손절매 및 타 종목 수익과의 상계를 통해 과세표준을 낮추는 것이다.

그러나 최 애널리스트는 과세 제도로 인해 특이한 거래가 발생하는 것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미국 증시에서 연말 주식 양도소득세 해소 후 연초 수익률이 양호한 ‘1월 효과’가 나타나듯이 양도세 관련 매물은 일시적 이유에 의한 것일 뿐, 펀더멘털과는 무관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017년 추세 상승기 당시 상황을 예시로 들었다.

당시 코스닥 지수는 8월 저점에서 11월 고점까지 27% 상승했다. 이때는 증시 추세 상승과 정권 교체 후 중소·벤처기업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반영됐다.

12월 들어 고점 대비 7% 가량 하락하며 바이오 업종 버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2018년 이익 성장과 활성화 정책 기대를 가진 개인 수급 영향이 워낙 컸기에 당시 코스닥은 740pt에서 지지력이 확인됐다.

이는 8월~11월 상승분의 약 33%를 되돌린 수준이며 펀더멘털 훼손도 없어 낙폭은 제한됐고 얼마 안 가 상승추세가 회복됐다.

최 애널리스트는 위 사례를 현 상황에 대입해 봤을 때, 현저한 펀더멘탈 변화가 없다면 750pt 수준에서 지지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과거에는 개인의 매도를 ETF 등 기관과 외국인 이벤트 드리븐 매매가 받아냈다면, 올해는 대주주에 해당되지 않는 개인의 저점 매수와 일부 외국인 수급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12개월 선행 PER을 적용한 일드갭이 5.6%p로 2017년 1차 상승기와 유사하다며 금리 하락과 함께 이익 성장 기대감도 올라와 부담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개인은 코스닥 내 건강관리(제약/바이오, 헬스케어 장비), IT(반도체, 하드웨어), 산업재(뉴딜 관련주) 순으로 순매수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개인 순매수가 집중된 섹터일수록 대주주 기준 회피 매물 압력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 대부분이 올해 코스닥 상승을 주도한 섹터로 이익 성장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펀더멘털이 현저한 변화가 없다면 750pt 내외에서 지지력을 확인할 것"이라며 "2017년 당시 수급 이슈 해소 후 기존 주도주가 재차 상승을 견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연말 이후 펀더멘털이 재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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