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산재사고, 5년간 무려 225명 사망...'직영' 보다 '건설발주' 발생
공기업 산재사고, 5년간 무려 225명 사망...'직영' 보다 '건설발주' 발생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1.06.2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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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코어, 2016~2020년 국내 370개 공공기관 산업재해 사망 및 안전사고 인원 전수조사
한전 38명 사망 '최다'…한전‧LH‧철도공단‧코레일‧도로공사‧농어촌공사 매년 사망사고 발생
사망사고 89% 위탁사업장서 발생…건설발주 현장 사망사고 190명으로 84% 차지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의 본격 시행을 앞둔 가운데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수십명의 근로자가 산업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370개 공공기관의 산업재해 사망자수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이들 기관에서 5년 동안 산재로 사망한 근로자는 총 225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6년 53명을 비롯해 2017년 57명, 2018년 50명으로 3년 연속 매년 50명 이상 산재에 따른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2019년 사망자수가 31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2020년에는 34명으로 다시 늘었다.

최근 5년 동안 단 1건이라도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관은 31곳으로, 전체 조사대상의 8.4%를 차지했다. 기관별로는 한국전력공사의 산재 사망자가 3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35명), 국가철도공단(24명), 한국도로공사(23명), 한국철도공사(18명), 한국농어촌공사(16명), 한국수자원공사(10명) 순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월17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월17일 산업재해에방TF 1차회의를 개최하고 있는 모습/사진=더불어민주당

2016년 대비 2020년 사망자수를 비교할 경우 사망자수가 증가한 곳은 6곳으로 조사됐다. 한국전력공사의 산재 사망자가 2016년 5명에서 2020년 7명으로 2명 늘었고 한국도로공사(3명→5명), 한국농어촌공사(1명→3명)도 4년 새 2명씩 증가했다.

또 한국중부발전의 사망자가 2016년 1명에서 2020년 2명으로 1명 늘었고, 2016년 사망사고가 없었던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공항공사에서는 지난해 각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반면 한국철도공사의 사망자는 2016년 7명에서 지난해 1명으로 6명 줄었고, 한국수자원공사는 4명에서 지난해 ‘0명’을 기록했다.

산재 사망사고는 공공기관의 직접 관리를 벗어날수록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 유형별로 최근 5년간 '직영' 사업장의 사망자는 24명으로 전체의 10.7%로 조사됐다. 나머지 89.3%는 ‘건설발주’ 190명, ‘하청’ 11명 등으로 ‘건설발주 및 하청’에서만 총 201명이 사망해 직영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근로자를 제외한 안전사고(사망·부상자수)는 다소 감소했다. CEO스코어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시설에서 기관의 귀책사유로 인해 발생한 안전사고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이들 기관의 안전사고에 따른 사망·부상자수는 총 2305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2016년 441명을 비롯해 2017년 534명, 2018년 637명, 2019년 484명 등으로 매년 400~600명을 기록하다가 2020년에는 209명으로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는 늘고 외부활동이 줄면서 공공기관 시설 이용객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관별로는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의 5년간 안전사고가 395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체육산업개발(394명), 강원랜드(324명), 한국마사회(207명), 공무원연금공단(127명), 인천국제공항공사(123명), 한국공항공사(117명), 한국수자원공사(89명),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69명), 한국지역난방공사(6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산재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공공기관은 최근 1년 새 안전관리비용과 안전인력을 모두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부터 ‘안전경영책임보고서’ 제출이 의무화된 공공기관 가운데 2019년과 2020년 수치가 비교 가능한 287곳의 지난해 안전관리비는 20조54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2조4458억원) 늘었고, 이들 기관의 안전인력은 4만3833명으로 6.3%(2597명)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3조771억원을 안전관리비로 지출했고 한국철도공사(2조8천293억원), 한국전력공사(2조2천51억원), 한국도로공사(1조2천912억원), 한국농어촌공사(1조2천762억원)도 안전관리에 조단위 비용을 집행했다. 국가철도공단(8천321억원)과 한국동서발전(6천704억원)과 인천국제공항공사(5천94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1년 새 안전관리비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한국철도공사로, 2019년 대비 지난해 안전관리비를 6천840억원 증액했다. 이어 한국수력원자력(5천661억원↑), 국가철도공단(2천219억원↑), 한국동서발전(1천148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953억원↑), 인천국제공사(952억원↑), 한국전력공사(669억원↑), 한국농어촌공사(651억원↑), 한국도로공사(613억원↑), 한국수자원공사(592억원↑) 등이 안전관리에 500억원 이상을 1년 전보다 더 지출했다.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안전인력이 가장 많이 배치된 곳은 한국철도공사로, 전체 직원(3만864명)의 51.4%에 해당하는 1만5천859명으로 조사됐다. 이어 한국수력원자력(4천510명, 안전인력 비중 37.1%), 한국전기안전공사(2천980명, 99%), 한국도로공사(1천835명, 21.7%), 한국가스안전공사(1천592명, 100%), 한국승강기안전공단(1천371명, 87.7%), 한국교통안전공단(1천352명, 77.5%), 한국가스공사(1천239명, 30.4%) 등 8개 공공기관의 안전인력이 많았다.

2019년 대비 지난해 안전인력을 100명 이상 늘린 곳은 인천국제공항공사(223명↑), 한국수력원자력(231명↑), 국민건강보험공단(182명↑), 국토안전관리원(166명↑), 한국철도공사(149명↑), 한국가스안전공사(110명↑), 분당서울대학교병원(110명↑), 한국농어촌공사(108명↑) 등 8곳이다.

지난해 안전인력이 전무했던 공공기관은 24곳이며, 이 가운데 안전사고가 발생한 곳은 워터웨이플러스(2명) 1곳으로 집계됐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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