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결제시스템 국가간 연계 활발..."韓, 다자간 플랫폼에 원화 가입 검토해야"
지급결제시스템 국가간 연계 활발..."韓, 다자간 플랫폼에 원화 가입 검토해야"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1.12.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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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최근 주요국의 지급결제시스템 국가간 연계 논의 현황과 시사점’ 발간

전 세계 약 50개의 지급결제시스템이 국가간 연계를 구현했거나 추진 중인 가운데 BIS 등 국제기구가 ‘지급결제시스템의 국가간 연계’ 논의에 착수하면서 관련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 박지순 지급결제개선반 과장 등은 21일 발표한 ‘최근 주요국의 지급결제시스템 국가간 연계 논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주요국과 국제기구가 주도하는 이러한 지급결제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우리나라도 방안을 마련하여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급결제시스템의 국가간 연계란 한 국가의 지급결제시스템 참가기관들이 다른 국가의 지급결제시스템에 직접 참가하지 않고도 상대국 참가기관과 상호지급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급결제시스템 운영에 관한 제도적 합의 및 기술적 상호운영성(예: 통신망 연결) 확보를 위한 절차를 의미한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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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최근 ‘국가간(cross-border) 지급의 효율성 개선’이 국제사회의 최우선 협력과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배경 설명을 했다.

이에 BIS, FSB, World Bank 등이 참여하는 국제기구 TF는 국가간 지급서비스 개선을 위한 19개 개선방안과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지급결제인프라’ 측면의 개선방안으로 ‘지급결제시스템의 국가간 직접 연계’ 및 ‘글로벌 다자간(multilateral) 지급결제시스템 도입 검토’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연계된 지급결제시스템들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글로벌 지급결제플랫폼’으로 부각되며 여타 회원국에 동조화 압력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논의는 우리나라의 지급결제제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BIS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36개 지급결제시스템(22개 국가)이 국외 지급서비스를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타 국가 지급결제시스템과의 연계를 했다.

다른 국가의 지급결제시스템과 상호 연계를 구현한 시스템은 총 26개이며, 시스템간 연계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다자간 플랫폼 구축 사례는 10개에 달한다. 전 지역에서 국가간 지급결제시스템 연계가 활발히 추진되는 가운데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활발한 모습이다.

국외 연계가 가장 활발한 국가는 홍콩으로 홍콩통화청은 4개 통화(홍콩달러, 미 달러, 유로 및 위안화)에 대해 각각의 RTGS 거액결제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총 4개국(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과 연계를 했다.

보고서는 지급결제시스템의 국가간 연계 논의는 중앙은행이 운영하는 거액결제시스템을 중심(56%)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최근 신속자금 이체시스템 등 소액결제시스템으로 대상이 확장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4개의 지급결제시스템이 향후 5년 이내에 지급결제시스템 국가간 연계를 신규 혹은 추가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응답하는 등 연계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급결제시스템의 국가간 연계를 위해서는 2개국 시스템을 양자간 연계(bilateral interlinking)하는 방식과 3개국 이상의 시스템을 별도의 지급결제인프라를 통해 다자간(multilateral) 연계하는 방식이 있다.

양자간 연계 주요 사례로 미 연준의 소액결제시스템 FedACH와 멕시코 중앙은행의 거액·소액결제시스템(RTGS) SPEI를 직접 연계하여 미국에서 멕시코로의 송금 절차를 효율화하고 송금비용을 감축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태국은 양국의 신속자금이체시스템(싱가포르 PayNow, 태국 PromptPay)을 직접 연계하여 양국 이용자간 휴대폰 번호만으로 실시간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 4월에 실시했다.

스위스내 유로화 거액·소액결제시스템인 euroSIC와 ECB의 거액결제시스템(RTGS) TARGET2, 소액결제시스템 STEP2를 연계하여 양국간 유로화 지급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홍콩통화청의 위안화 거액결제시스템 RMB CHATS과 중국인민은행의 위안화 거액결제시스템 CNAPS간 연계를 통해 양 지역간 위안화의 원활한 자금결제를 지원

다자간 플랫폼 연계의 대표적인 사례인 BIS 싱가포르 혁신허브는 신속자금이체시스템의 국가간 연계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신속자금이체시스템 연계 플랫폼 Nexus 구축 계획’ 을 지난 4월에 발표했다.

또 독일 중앙은행(Deutsche Bundesbank)이 전 세계 개인의 국외 송금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신속자금이체 플랫폼 이니셔티브를 BIS에 제안했다. 아랍통화기금(AMF)은 국가간 지급결제시스템 연계를 통한 아랍 국가간, 아랍과 非아랍 국가간 지급결제 플랫폼 Buna를 구축했다.

보고서는 환거래은행 등 중개기관의 개입이 축소되어 국가간 지급 프로세스가 간소화됨에 따라 비용 및 처리속도 측면에서 지급 효율성이 제고될 것이라 분석했다.

즉 연계 대상 범위가 중앙은행 거액결제시스템에서 개인간 신속자금이체시스템까지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어 기업, 개인 등 모든 경제주체의 국외 송금이 효율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한 주요국들은 시스템 연계 추진 과정에서 노후화된 기술 방식(legacy technology)보다 신속성, 안전성을 제고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운영, 신용리스크를 축소할 수 있다고 했다.

향후 과제로 보고서는 연계 참여국간 공조를 통해 국가간 감시·규제 체계의 충돌 소지를 해소하고 시스템 운영에 관한 명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governance) 확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국가간 시차에 따른 시스템 운영시간의 단절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급결제시스템 연계에서 더욱 나아가 참여국 지급결제시스템간 공동 운영시간대의 확보가 필요하다.

시스템 연계로 이종통화간 거래를 취급하는 경우 적용 환율 및 환전 주체(중앙은행 또는 상업은행)에 대한 결정은 환(FX)시장과 리스크 수준에 영향을 미치므로 시장 참가기관과의 투명한 합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방안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먼저 아랍통화기금(AMF)의 Buna 시스템 등 국제기구가 추진하는 다자간 플랫폼에 한국 원화의 가입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향후 역내 주요국의 지급결제시스템 연계 이니셔티브 제안 가능성에 충실히 대비할 것이라 했다.

아울러 주요국과의 지급결제시스템 연계 논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RTGS방식 신속자금이체시스템 구축을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끝으로 국가간 지급서비스의 효율성 개선 논의에 부응하고 향후 지급결제시스템의 연계 가능성에 적극대비하기 위해 국내 한은금융망에 ISO 20022 도입을 추진해야할 것이라 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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