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야기된 국제 정세의 혼란으로 우크라이나와 인도에서는 곡물 수출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하였고, 이것이 급기야 식량 안보 영역까지 확대되어 전 지구적 차원에서 식량 조달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6월 초 유엔의 각 기관에서는 연속적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인류가 세계 2차 대전 이후 최대 식량 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알리게 된다.

단기적으로 보면 세계 식량 위기는 식량을 수입하는 지구촌 최빈국이 대규모의 빈곤과 기아를 초래하는 것에서 전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위기는 지구촌 농산물의 공급망과 가치 사슬 변화에 깊은 영향을 받는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가 최근 반포한 세계 식량 위기 보고서에서는 전세계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식량 불안 문제가 연일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데, 53개 국가가 포함된 1억 9,200만 명의 사람들이 위기이거나 더 심각한 식량 불안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근래 개최되었던 다보스 포럼에서도 식량 안보의 필요성이 각국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식량 위기는 여러 가지 요건이 맞물린 결과인데 지정학적인 정치적 충돌, 국제경제의 악화, 코로나 사태 지속 및 이상 기후 현상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인 근본 원인은 아래 몇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직접 원인…복합적인 요건들이 식량의 안보문제화 초래

첫째, 국제 식량 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전 지구적 차원의 식량 안보에 직접적인 충격이 발생했는데 식량 공급의 감소가 그것이다. 러시아 서남부 지역과 우크라이나 영토 전 지역은 비옥한 토지와 온화한 기후 조건 때문에 지구에서 가장 큰 식량 공급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보리, 밀, 해바라기씨유, 카놀라유 및 콩 등의 식량 생산과 공급을 포함하는 곡창지대이다.

그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보리와 밀 수출 총량이 지구 전체의 3분의 1에 근접하고 있고, 옥수수 수출 총량은 지구 전체의 6분의 1을 점하고 있으며, 카놀라유 수출 총량은 지구 전체의 3분의 2에 가깝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는 주요 화학비료 생산국가 가운데 하나이다.

비료 수출 총량의 비율이 지구 전체에서 5분의 1을 점하고 있다. 이렇듯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인 요소가 양국 농작물의 전세계 유통을 저해함으로써 세계 각지에서 곡물 공급 부족 사태가 격화되고 있고, 그 결과는 주요 곡물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져 각국 정부와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른 부정적인 충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식량을 대량으로 수입하는 이집트와 터어키, 이란 등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식량 수입에 의존하는 최빈국 국가들에게도 거대한 경제적 충격이 예상된다.

둘째, 농산물 무역의 보호주의 강화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은 전세계 곡물 시장에 상당히 큰 파급 효과를 가져왔는데, 가장 직접적으로는 주요 식량 수출국이 수출을 제한하고, 시장 봉쇄가 포함된 농산물 무역 보호주의 정책을 개시하여 자국 식량 공급을 보호한 것에 있다. 2022년 5월 말까지 20여개 국가가 식량 수출 제한 조치를 실시하였다. 인도의 밀과 설탕, 아르헨티나의 콩기름과 콩깻묵, 헝가리의 곡물, 인도네시아의 팜유, 터어키의 밀가루와 해바라기씨유 등 농산품이 수출 제한 조치에 발이 묶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여부와 식량 부족 현상이 길어지면 더 많은 식량 수출국들이 무역 제한 조치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인플레 확산이 식량 위기 원인의 하나이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 정책과 캐나다, 인도, 미국 달러화의 화폐 유동성 증가가 여러 나라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하게 만든 원인이다. 일찍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이미 식품 가격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었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이 채소와 육류, 밀 등 식품 가격의 폭등을 불러왔다.

국제연합 식량 농업기구(FAO)의 식품 가격 지수는 2022년 5월에 지속적으로 상승하는데, 평균 상승 127.1점을 기록하여 2011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유엔 세계 식량 계획(UNWFP)의 최신 보고서에서도 36개 국가의 인플레이션 비율이 15% 또는 그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각국에서 끊임없이 오르고 있는 식량 지출 비용은 더 많은 가정의 부담을 격화시키게 되는데, 특히 최빈국가 국민들로 하여금 빈곤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함으로써 기아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팬데믹과 이상 기후 현상 때문에 식량 위기가 발생했다. 코로나 19는 전세계에서 인류와 공급망의 정상적인 유통을 저해함으로써, 농업 생산에서의 인력과 생산 요소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초래하였다. 그 결과 식량 생산 비용이 상승하게 되었다.

또다른 연구가 알려주는 것은 이상 기후 현상으로 농산물 생산량이 30% 상승했다는 점이다. 2022년 4월 이래 미국과 인도, 프랑스와 브라질 등 주요 식량 공급 국가에서 출현한 이상 고온과 가뭄은 다수의 농작물에 현저한 감산 위험을 초래했다.

다섯째, 바이오 연료의 대량 생산과 사용 또한 식량 위기의 원인이 되었다. 에너지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바이오 연료가 주요 곡물 생산국에서 대규모로 이용되었는데, 이것이 식량 소모를 가속화시키고 식량의 시장 공급을 감소시켜 식량 가격 상승을 초래하게 되었다.

미국 사례를 거론하면 미국 환경 보호국(EPA)은 2022년 4월 에탄올이 다량 포함된 휘발유 사용을 긴급히 면제해 주게 되는데, 대량의 식물이 원료가 되어 바이오 에탄올과 바이오 디젤에 사용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2021년에 증가한 바이오 에탄올 생산량으로 인해 대략 1억 3천 5백만 톤의 식량이 소모되었는데, 호주 식량의 연평균 생산량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에너지 가격이 한층 더 상승한 올해 이런 추세는 더 악화될 것이고 더 많은 자본이 국제시장에 투입되어 바이오 연료의 생산에 이용됨으로써 식량의 시장 공급이 감소되고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중국의 식량 자급자족율은 매우 높은 편으로 밀과 보리의 식량 비축분은 각각 지구 전체의 50%와 60%를 점유하고 있다. 따라서 곡물 가격 파동이 있어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국제시장의 충격을 매우 적게 받는다. 그러나 중국은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고 1인당 평균 경작지도 상당히 적다.

농업 기계화 수준도 매우 낮고 농산품 생산 비용도 수입으로 말하면 우월적인 위치에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중국은 대두, 설탕, 식용유 등 여전히 상당히 많은 종류의 농산품을 국제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사료시장 또한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아서 국제 곡물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중국 국내 육류 가격 상승을 초래하게 된다.

이 때문에 전세계적인 식량 위기의 심화 및 국제 농산품 무역 공급망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중국에 일정 부분 충격을 주게 될 것이다. 대외적인 여건이 가져오는 리스크 방지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중국은 두 가지 사항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 식량의 안보 문제화 방지를 위해 중국이 노력해야

첫째, 국제무역에 있어서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등 공급과 수요에서 다변화를 추구하여 농산품 원산지의 안정을 최대한도로 보증해야 한다. 현재 중국의 일부 농산품의 수입 루트는 매우 단조로운 편으로 외부 충격 시 무역 공급망은 상당히 취약하다. 예로 중국 대두의 수입 의존도는 대략 85%이며 주로 미국과 브라질로부터 수입한다.

야채 종자 수입 의존도는 29% 정도인데 주로 캐나다로부터 수입한다. 팜유 수입 의존도는 거의 100%에 달하는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로부터 수입한다. 이외에 중국은 밀, 옥수수, 벼 등의 농작물 또한 각기 다른 수준의 대외의존도를 갖는다.

중국의 식량 안보를 위해서는 수입 관세와 수입쿼터제 조정 등을 통한 여러 정책들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보다 다양한 루트를 이용하여 최대한도로 지정학적인 충돌 및 경제 위기가 초래하는 공급망 이용 리스크를 감소시켜야 한다.

둘째, 중국 국내적으로는 농업에서의 구조조정을 강화하고 농업 보조금 정책을 보다 완벽하게 확립함으로써 주요 농작물의 기초 생산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농산품에 대해서는 보조금과 최저가 수매 정책을 강화함으로써 현행 생산 능력 이상으로 생산 규모를 안정적으로 확대하도록 해야 한다. 국제문제로부터의 잠재적인 충돌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외에 농촌 보험제도를 한층 더 완벽하게 개선함으로써 자동화된 농산물 생산 시스템을 유도해야 한다. 이것이 토지 사용의 효율을 더 높이게 된다. 이런 기초 위에서 자연재해 발생에 따른 리스크 방지를 강화해야 한다. 리스크 조기경보체제 및 사후 구제시스템이 그것으로, 자연재해 발생이 초래하는 식량 감산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리스크를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파이낸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