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CF 비전 선포…"다양한 금융수단 활용해 민간 부문 개발에도 참여"
EDCF 비전 선포…"다양한 금융수단 활용해 민간 부문 개발에도 참여"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2.07.0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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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성과공유 및 비전 선포식' 개최
EDCF, 원조를 넘어 민간 부문을 아우르는 개발금융 수단으로 고도화

정부는 EDCF를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하게 분화하는 개발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더 나아가 원조를 넘어 민간 부문까지 아우르는 개발금융 수단으로 진화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기획재정부는 7일(목) 14:00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성과공유 및 비전 선포식'에서 이같은 비전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EDCF(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는 개도국 발전과 대외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1987년 도입된 원조기금으로 기획재정부(시행주체)가 한국수출입은행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제개발의 중심이 공공에서 민간으로 이동함에 따라 민간 부문 지원 등 EDCF 역할 강화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포식에는 개도국 정부 대사, 국제금융기구 한국사무소 대표, 기업 및 관련 기관, 학계 전문가, EDCF에 관심 있는 청년 등 내외빈 100여 명이 참여했다.

7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의 'EDCF 성과공유 및 비전 선포식'에서 각국의 대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7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의 'EDCF 성과공유 및 비전 선포식'에서 각국의 대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이날 박일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개회사에서 지난 35년간 EDCF는 양적으로 그리고 질적으로 주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냈다며 1987년 2개 사업 2천300만달러로 시작한 EDCF 차관은 2021년말 기준, 전 세계 58개국 484개 프로젝트에 총 206억달러의 누적 승인을 기록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전통적인 개발사업 차관 위주에서 벗어나 프로그램 차관, 민자사업차관 등 다양한 지원방식으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2020년 팬데믹으로 어려움에 처한 개도국에 위기대응차관을 제공함으로써 긴급 소방수 역할도 했다고 평가했다.

박 관리관은 이와 같은 눈부신 성장에도 불구하고, EDCF의 진가는 널리 그리고 충분히 알려지지 못했다며 비전선포 배경을 설명했다.

먼저 "EDCF는 개도국 개발계획을 집행하는 공적재원"이라며 한국이 제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내놓았던 1962년 당시 정부의 외환보유액은 겨우 1~2억달러 수준이었다고 했다.

"개발재원으로 사용할 외화로는 턱없이 부족했다"며 우리 정부는 차관을 받아서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철도를 현대화하고, 제철소를 건립했다고 했다. 그렇게 60~70년대 한국 경제는 차관에 힘입어 성장했다면서 지금 EDCF 차관도 개도국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EDCF는 상생하는 경제협력 파트너십"이라며 60년대 한국 정부는 대외 공공차관으로 디젤기관차를 수입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70년대 중반 한국에도 기관차를 제작하는 회사가 설립되고 1979년 첫 한국형 디젤기관차가 출시됏다고 말햇다.

박 관리관은 약 40년이 지난 2018년, 한국과 이집트 정부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전동차 256량을 공급하는 2억8천만달러 규모의 차관공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중 80량은 이집트 현지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EDCF는 대형 인프라를 완성하는 금융"이라며 인도네시아 카리안 댐과 세르퐁 정수장 건설 그리고 이 두 시설을 잇는 도수로 연결사업은 자카르타 인근 40만여 명의 식수난을 해소할 복합 물관리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총사업비 8억달러가 넘는 이 초대형 사업은 당초 자금 부족, 높은 금융비용 등으로 인해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여의치 않았으나 댐 건설에 초저리 EDCF 차관 지원이 이루어짐으로써 전체 사업 구간이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런 메가 프로젝트를 가능케 하는 것이 EDCF '금융'의 역할이라며 다른 공여국 양허자금에 비해 EDCF 규모가 크지 않지만, EDCF에는 개발에 성공한 한국경제의 경험이 녹아있다고 말했다.

박 관리관은 "개발은 '일등'하는 것이 아니라 '완주(完走)'하는 것"이라며 EDCF 협력국들이 완주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인플레이션의 맞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도 위협적이라고 했다. 기후변화 역시 개발의 새로운 제약조건이라며 급증하는 개발수요에 대응하여 "공적개발원조에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 관리관은 먼저 "차관 위주로 운영해온 관행에서 벗어나 출자, 보증 등 다양한 금융수단을 적극 활용해 민간 부문 개발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개별사업 중심의 미시적 원조 관점에서 벗어나 개도국 내 섹터‧테마별 개발을 종합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이를 위해 지원범위와 규모를 획기적으로 대형화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린‧디지털 전환과 제조업 기반 구축을 지원하는 산업고도화 협력의 동반자가 되겠다"며 이로써 개도국 발전을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종합적 개발금융 솔루션으로 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권우석 한국수출입은행 수석부행장은 환영사에서 EDCF는 수탁기관인 수출입은행의 금융 전문성을 십분 활용해 개도국 개발사업에 최적화된 금융 패키지를 지원해왔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EDCF가 국제개발협력의 지평을 넓혀가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DCF 협력국 정부를 대표하여 축사에 나선 델와르 호세인(Delwar Hossain)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는 EDCF 차관이 개도국 경제발전과 산업화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EDCF 협력을 기반으로 한국과의 교역‧투자 등 경제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기재부 김경희 개발금융국장은 기조발제에서 EDCF를 개도국 경제성장을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개발금융 수단으로 고도화시켜 나겠다고 밝히며, 이를 위한 세 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먼저, 기존 차관 위주로 운영해온 관행에서 벗어나 출자, 전대금융, 보증 등 다양한 금융 수단을 적극 활용하고, 개발금융기관, 국제금융기구 등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민간 부문 개발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다음으로, 건물 한 채, 도로 한 구간 등 미시적‧단편적 사업 관점에서 벗어나 분야‧주제별(sectoral/thematic) 개발계획을 종합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개발효과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지향할 것이라했다.

아울러, 개도국 그린‧디지털 전환, 제조업 기반 구축 등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산업고도화 협력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것임. 이로써 개도국과 가치사슬을 공유하는 상호호혜적 공급망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비전선포식에 이어 각국 대사, 개도국 공무원, 국제기구,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좌담회가 열렸다.

토골라니 마부라 주한 탄자니아 대사는 EDCF 지원으로 최근 완공된 탄자니아 최대규모 의료기관 무힘빌리 종합병원과 동아프리카 최대 해상교량 뉴샐린더 교량이 탄자니아 경제사회 발전을 눈으로 확인시켜 주는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소개하며 이러한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EDCF 지원이 늘어날수록 개도국 경제 발전이 더 앞당겨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엔경제사회위원회(UNESCAP), 국제금융공사(IFC) 등 국제기구 전문가들은 개발재원은 원조만으로는 역부족이며,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개발금융, 민간투자 등 다양한 재원들이 혁신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EDCF가 개도국 정부사업을 주로 지원해왔으나, 앞으로는 대규모 인프라 및 경제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민간재원을 끌어오는 마중물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EDCF의 새로운 비전과 방향성을 개도국 정부를 비롯한 대내외 협력기관, 일반 대중과 공유함으로써 EDCF 역할 강화를 위한 추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좌담회 등에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제시한 다양한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여 EDCF 고도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실천방안 수립에 반영할 예정이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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