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가계부채 수준, 금융위기 상회...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대비해야"
현대硏 "가계부채 수준, 금융위기 상회...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대비해야"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2.08.0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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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금융불안정성, 장기균형선 넘고 있다' 보고서 발표

코로나19위기의 가계 금융불균형 수준은 금융위기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금융불안정성, 장기균형선 넘고 있다'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금융불균형 누증 수준도 향후 과거 위기 수준에 근접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코로나19위기의 가계 금융불균형 수준(78.5p)은 금융위기 수준(75.4p)을 상회하고 있다.

기업 금융불균형 수준(71.9p)은 외환위기(89.5p)와 금융위기(76.3p)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나 장기평균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 특히, 기업 금융불균형 수준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향후 과거 위기 수준에 근접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배경과 영향을 살펴보고 주요 지표를 과거 위기 시와 비교·분석하여 시사점을 도출했다.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심화, 통화 긴축 가속화, 경기침체 가능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 물가 또한 2021년 말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EU 등 주요국의 통화 긴축은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미 연준(Fed)은 자이언트 스텝 단행, 대차대조표 축소 등 단기에 강도 높은 통화 긴축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또한 지난 7월 11년 만에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으로 전환하며 정책금리를 0.5%p 인상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 사상 최초로 빅 스텝을 단행했으며, 향후 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주요국의 긴축정책, 중국의 성장 둔화 등의 경기 하방 리스크로 세계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주요국 경기는 올해 들어 둔화 조짐을 보이며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한국은 2022년 2분기 전기대비 0.7% 성장했으나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약화될 전망이다. 한편, IMF는 지난 7월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를 반영, 2022년 및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시장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한 민간신용은 최근 가계신용의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나, 기업신용은 증가세가 확대됐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저금리 지속 등의 요인에 의해 급증했던 가계신용은 2022년 현재 1천859조원까지 누증됐다. 증가율은 2021년 대비 크게 둔화됐으나, 코로나19위기 이전인 2019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 중이다.

기업신용은 2022년 현재 2천419조 원의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2021년 1분기 이후 증가세가 꾸준히 확대됐으며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이 대기업 대출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자산시장의 경우 통화정책 긴축기조에 의해 채권 금리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 기조 지속에 의해 국고채 장기(10년물)와 단기(3년물) 모두 3%대 초반까지 상승하며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됐다. 회사채 금리는 최근 4%대 초반까지 급등했다.

이에 보고서는 신용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되며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이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편, 코스피 지수는 기준금리 인상 등 정책 여건에 의해 2022년 중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작년 말 대비 20.9% 급락하여 최근 2,300p대까지 하락했다. 외환시장의 경우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등에 따라 달러화 강세 현상이 심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외환보유액도 감소한 모습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라 긴축정책이 가속화되면서 달러인덱스는 2022년 중 높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보고서는 "달러화 강세 현상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에 진입한 상황"이라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향후 원화 환율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보유액도 2021년 말 대비 약 245억 달러 감소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 경기침체 가능성 등 대내외 환경에 큰 변화가 없다"면 "향후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가속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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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금융시장을 나타내는 지표를 선정하여 표준화한 후 코로나19위기(2020년 1분기~ 2022년 2분기)의 변동성 수준을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수준과 비교했다.

코로나19위기의 채권·주식 시장 변동성 수준은 과거 외환·금융위기 시기에 비해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위기의 채권시장 변동성 수준은 65.1p로 외환위기(69.7p)와 금융위기(78.9p)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또한, 주식시장 변동성 수준은 40.9p로 장기평균 수준을 하회했으며, 특히 외환위기(85.0p)와 금융위기(67.0p) 수준을 큰 폭으로 하회했다. 단,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와 글로벌 통화 긴축으로 추후 주식시장 변동성은 장기평균 수준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

외환시장의 경우 코로나19위기의 환율 변동성 수준은 장기평균 수준 및 과거 위기 수준을 하회했으며, 대외채무는 과거 위기에 비해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위기의 환율 변동성 수준은 56.1p를 기록하면서, 외환위기(88.0p)와 금융위기(74.0p) 수준을 하회했다.

또한, 단기외채 대비 외환보유액으로 평가한 대외채무 수준(43.6p)은 장기평균 수준을 하회하고, 특히 외환위기 수준(91.2p)에 비해서 큰 폭으로 하회(-47.6p)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현재 대외지급 능력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 경로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여부에 따라 추후 환율 변동성이 확대하고 대외채무가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 금융시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본 결과, 과거 2번의 위기에 비해서는 높은 안정성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평균 수준을 상회하고 있어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보고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신용시장의 불균형은 금융위기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며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양상과 글로벌 긴축 통화정책의 강도에 따라 주식·외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먼저, 정책당국은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와 글로벌 긴축통화 강화 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변동에 대한 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국내 금융 지표의 급변동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음으로, 금융위기 수준을 상회하는 과도한 가계·기업신용 누증을 완화하기 위해 적정한 수준의 양적 관리 정책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변동에 대한 미세조정 및 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원화 가치의 추가 변동 확대를 억제해야 한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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