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0월 여신감리부서 보고에도 이사회는 경영진에 전달 안 해"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대규모 부적정 대출과 관련해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현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것임을 암시했다.
앞서 해당 대출을 취급한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해당 대출 사안은 여신 심사소홀에 따른 부실에 해당한다"며 "금감원에 보고할 의무가 없고, 뚜렷한 불법 행위도 발견되지 않아 수사의뢰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금감원은 26일 '우리은행의 전 금융지주회장 친인척 대상 부적정대출 취급 관련 추가 사실관계 등에 대한 설명' 자료를 통해 "검사 결과, 우리은행은 이미 자체감사(2024년 1~3월) 및 징계(4월) 과정에서 고소내용에 적시된 범죄혐의 및 관련 사실관계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반박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9일 금융사고 보고대상에 해당되는 범죄혐의(배임, 사기 사문서 위조 등)를 적시해 관련 은행직원 및 차주를 수사기관에 고소했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에 비추어 봤을 때, 적어도 2024년 4월 이전에는 우리은행에게 금융사고 보고·공시의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다.
오히려 자체감사 이전인 지난해 4분기 중에 여신심사소홀 등 외에 범죄혐의가 있다는 것을 우리은행이 알았다면, 이미 해당 시점에 이미 금융사고 보고·공시의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은행법 제34조의3, 동법 시행령 제20조의3 및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 제67조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금융업무와 관련해 소속 임직원 또는 임직원 이외의 자(者)에게 횡령, 배임 등 형법 또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관련된 범죄혐의가 있는 경우에는 지체없이 금감원에 금융사고로 보고하고 홈페이지 등에 공시할 의무가 있다.
아울러 금감원은 지난해 7월부터 우리은행의 특정 영업본부장이 취급한 여신이 부실여신 검사 대상으로 계속 통보됐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다가 9~10월경 여신감리 중 동 여신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됐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나, 이를 감독당국에 보고하거나 자체감사를 실시하지 않는 등 즉각적인 대처에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해당 본부장이 지난해 12월 퇴직 후, 우리은행이 자체감사를 1월에 착수해 3월 감사종료 및 4월 면직조치 등 자체적으로 징계절차를 마무리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사결과 등 관련 내용을 금감원에 알리지 않다가 5월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받고 난 뒤에야 금감원에 감사결과를 알려왔다고 전했다.
심지어 우리은행이 자체 감사과정에서 영업본부장과 차주의 범죄혐의를 인지했는데도, 금감원 감사 결과를 다룬 보도자료가 이달 9일 오후에 배포된 직후에 관련자를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등 늑장 대처를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또, 금감원은 여신감리부서가 지난해 9~10월경 손 전 회장 친인척 대출 사실을 현 은행 경영진에 보고했고, 지주 경영진은 늦어도 올 3월 경 감사결과가 반용된 인사협의회부의 안건을 보고받는 과정에서 손 전 회장 친인척 연루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사안이 전반적인 내부통제 미작동 사례임과 동시에 그간 금감원과 은행권이 함께 추진해온 지배구조 개선 취지와 노력을 심각하게 훼손한 사례로도 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향후 금감원은 우리금융·은행의 부적정 대출 인지 경과, 대처 과정 및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추가적인 사실관계를 철저히 파악하고, 책임이 있는 임직원은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최대한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해당 사고 과정에서 드러난 내부통제상 취약점, 지배구조체계상 경영진 견제기능 미작동 등의 부분도 면밀히 살펴 미흡한 점은 신속하게 개선·강화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감독해 나갈 예정이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