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중심으로 한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며 안정적 성장 전략에 무게를 실었다. 과거 경영권 분쟁의 핵심 인물이었던 박철완 전 상무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 주총에 불참하며 분쟁과 갈등도 사실상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습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6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제4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자사주 정책 제도화와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강화를 골자로 한 안건들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핵심 안건은 자사주 통제 권한을 이사회에서 주주총회로 이관하는 정관 변경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이사회가 전권을 갖던 자기주식의 보유 및 처분 권한이 앞으로는 주총 승인 사항으로 명문화된다. 이는 최근 개정된 상법 기조에 맞춰 자사주 활용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자사주 활용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개정 상법은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을 지향하면서도, 주총 승인을 전제로 전략적 보유를 허용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를 통해 향후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주식병합 안건도 통과됐다. 액면가를 기존 100원에서 500원으로 높이는 이번 병합으로 발행 주식 수는 약 8촌716만 주에서 1촌743만 주로 감소하게 된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유통 주식 수를 조절해 주가 변동성을 완화하고, 기업가치의 체질 개선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보통주 87만4천417주(약 1천65억원) 소각도 최종 확정됐다. 이는 2024년 발표한 '3년간 자사주 50% 분할 소각' 계획의 마지막 단계다. 박 전 상무 등을 비롯한 외부 주주 압박 없이도 기존 약속을 이행했다는 점에서 시장 신뢰 확보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사회 구성도 일부 정비됐다. 금융·법조 분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들이 재선임됐고, 박준경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 역시 유임됐다.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을 맡은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는 "제품 공급 과잉,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은 실적 개선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이런 경영 환경 속에서도 원가 절감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경영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상승과 공급망 불안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금호석유화학은 시장 변화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구매, 생산, 영업 전반에서 유기적인 대응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며 "원재료 수급 다변화와 고객사 협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친환경 자동차 설루션 강화, 지속 가능 소재 확대, 고부가 제품 전환 가속화 등 3대 성장 전략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질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익 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