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캠페인(27) “R&D에 실질적 투자 늘려야 韓기업 독자 생존 가능”
[생활경제 캠페인(27) “R&D에 실질적 투자 늘려야 韓기업 독자 생존 가능”
  • 이광재 기자
  • 승인 2019.08.2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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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핵심 소재의 국산화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으나 이를 위해 필수적인 R&D 투자는 저조한 상태여서 기업의 개선 노력과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한국과 일본의 부품·소재 기업 1만117개(한국 2787개, 일본 7330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핵심 부품·소재 기업의 R&D 지출액이 일본기업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 일본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은 소재부문 5개 품목 중 3개, 부품부문 6개 품목 중 3개에서 한국기업 보다 높았다. 소재부문에서 일본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은 한국기업에 비해 1.6배에 이르렀다. 세부 품목별로는 1차금속 제품이 5.3배, 섬유가 5.1배, 화합물 및 화학제품이 3.1배 순이었다.

한일 소재 기업 평균(1사당) R&D 지출액 (단위: 백만달러, 배) (자료=캐피탈IQ(2018))
한일 소재 기업 평균(1사당) R&D 지출액 (단위: 백만달러, 배) (자료=캐피탈IQ(2018))

부품부문에서 일본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은 한국기업의 40%에 불과했다. 이는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부품에서 한국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이 일본기업에 비해 압도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전자부품에서 한국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은 일본기업의 8.2배에 달했다. 다른 품목을 보면 정밀기기부품은 일본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이 한국기업에 비해 7.0배, 수송기계부품은 2.3배, 전기장비부품은 2.0배 컸다.

한일 부품 기업 평균(1사당) R&D 지출액 (단위:백만달러, 배) (자료=캐피탈IQ(2018))
한일 부품 기업 평균(1사당) R&D 지출액 (단위:백만달러, 배) (자료=캐피탈IQ(2018))

반도체를 제외하면 부품 부문에서 일본기업의 평균 R&D 지출이 한국기업 보다 1.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자부품에서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한국 전자부품 기업의 평균 R&D 지출이 97% 가까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포함할 경우 일본 전자부품 기업의 R&D 지출이 한국기업에 비해 낮았으나 반도체 제외시 일본의 R&D 지출이 3.7배 높은 상태로 반전했다. 한경연은 전자 부품 품목에서 반도체 착시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제외시 한일 부품 기업 평균(1사당) R&D 지출액 (단위: 백만달러, 배) (자료=캐피탈IQ(2018))※ 반도체 제외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2개 반도체사만 제외하는 것을 의미
반도체 제외시 한일 부품 기업 평균(1사당) R&D 지출액 (단위: 백만달러, 배) (자료=캐피탈IQ(2018))
※ 반도체 제외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2개 반도체사만 제외하는 것을 의미

최근 이슈가 됐던 반도체·디스플레이 화학소재 기업들만 분석한 결과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화학소재 기업의 평균 R&D지출액은 한국기업에 비해 무려 40.9배 높았다. 평균 R&D 지출뿐만 아니라 평균 매출(17.9배), 평균 당기순이익(23.3배), 평균 자산(20.5배) 등 주요 재무 항목도 큰 차이를 보였다.

화합물 및 화학제품, 1차 금속제품, 정밀기기부품 등 핵심 부품·소재 부문에서 한국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이 일본기업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주요 화학기업들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이 평균 1%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화학 업종의 주요 10개 상장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을 상반기 매출 대비 R&D 비용은 업체별로 최저 0.47%에서 최고 5.67%로 집계됐다. 평균적으로 1%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별로는 SK케미칼(5.67%)과 LG화학(3.90%)이 비교적 높았으나 나머지는 모두 3%를 밑돌았다.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대한유화, OCI 등은 R&D 투자 비중이 0%대에 그쳤다.

한 업체 관계자는 “회사마다 사업군 포트폴리오가 달라서 투자액이나 비중만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글로벌 기업들과 견주면 R&D 투자가 전반적으로 미미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화학소재 기업인 바스프와 2위 다우케미칼은 매출 대비 R&D 비중을 3% 이상 유지하고 있으며 듀폰은 5%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 업종은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분야다. 대표적인 예로 정밀화학 원료인 수입산 ‘자일렌’의 경우 지난해 일본산 비중이 무려 95.4%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는 “한국의 부품·소재 산업은 반도체 쏠림이 심한 반면 화학이나 정밀부품 등 다른 핵심 소재·부품에서는 갈 길이 멀다”며 “우리에게 부족한 핵심 부품·소재 R&D에 대한 꾸준한 지원과 화평법, 화관법 등 화학물질 관련 규제 및 노동 관련 규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이번 조사에서처럼 일본은 물론 미국, 영국 등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R&D에 대한 투자가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물론 기업들이 R&D 투자에 대해 과거를 뒤 돌아보고 빠른 시일내에 국내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기술의 국산화, 소재부품 중소기업들의 원천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 등이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됐다”며 “정부가 연구개발(R&D) 또는 지역 예산을 통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내년에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데이터, 수소차 등 미래차,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등 6개 분야에 R&D(연구개발) 예산으로 4조7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혀 향후 R&D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길 희망해 본다. [파이낸셜신문=이광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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