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박용만 회장 "민간 역동성 회복이 최대 숙제"
2020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박용만 회장 "민간 역동성 회복이 최대 숙제"
  • 황병우 기자
  • 승인 2020.01.04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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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코엑스서 대한상의 신년인사회 개최...이낙연 국무총리 등 정·관·재계 인사 1300여명 참석
박 회장 "올해 가장 큰 숙제는 민간 역동성 끌어올리는 일"... "규제 바꿔 새로운 기회 열어달라"
이달 퇴임 앞둔 이 총리 "예산 62%를 상반기에 집행하고 반도체, 바이오, 미래차 중점 지원할 것"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0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는 재계는 시장과 민간 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사진=황병우 기자)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0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는 재계는 시장과 민간 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사진=황병우 기자)

올해 경제계 최대 화두는 '시장 활력'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시장과 민간의 활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혁신성장 및 규제개혁을 한 목소리로 재계는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재계를 비롯해 정·관계, 노동계, 주한 외교사절 등 각계 주요인사 1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0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에는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국민소득 3만 달러와 무역 1조 달러를 지켜냈고, 성장과 고용 회복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민간의 활력이 크게 낮아져 기업 현장의 어려움이 컸고, 대립과 갈등이 일상화되면서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치유하는데 속도를 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올해 우선과제로 '민간의 역동성 회복'을 꼽으면서, "나라 밖으로는 수출길을, 안으로는 투자길을 터 줘야 하는데 해외 열강 간의 패권다툼 등으로 올해도 '좁은 수출길'을 전망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관건은 한국경제의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 기업의 자발적 투자 수요를 창출하는데 달려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법과 제도를 바꿔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이 자리에서도 규제 플랫폼 개혁을 말씀드렸지만, 실제로 청년들과 국회와 정부를 찾아보면 마음이 무겁고 안타까운 경우가 많았다"며 "개발 년대 이후 산업이 자리 잡는 과정에서 기득권이 견고해지고, 신산업에 대해서는 리스크(Risk)를 원천 봉쇄하는 수준까지 법과 제도가 설계되어 일을 시작조차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한다"고 언급했다.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2020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2020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이어, 박 회장은 "산업을 대하는 펀더멘탈(fundamental)을 바꾸는 수준의 대대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법과 제도의 틀을 바꿔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에 올라탄 청년들이 한국판 빌게이츠나 스티브 잡스로 성장하게 되면, 기업 생태계에 자리한 게임(Game)의 룰(Rule)이 바뀌고, 이는 다시 혁신과 투자를 이끄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만 회장은 정부·국회에 한국경제 구조개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2020 경제정책 방향’에는 한국경제의 구조개혁을 위한 과제들이 많이 담겨 있어 반가운 마음"이라며 "상당수 과제들이 국회의 도움 없이는 이행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신산업과 경제활력 입법과제들은 1월 중에라도 국회를 열어 통과시켜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정치권에서 부디 대승적으로 화합하길 희망한다"며 "쉽지 않은 국가 경제와 국민들 삶을 붙들어 주실 수 있게 여야 의원님들이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회장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한 국내외 경제 환경과 우리 경제가 당면한 여러 중요 과제들을 언급했다.

이 총리는 "정부는 새해 우리의 수출이 다소 회복되고 경제성장률도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올해 세계 경제도 작년보다는 약간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운을 뗐다.

이 총리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1단계 합의에 이르게 되면서, 미중 경제 마찰의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다소나마 줄어들게 됐다"며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디지털 경제 전환에 따라 불평등이 확대되고, 국제 정치질서와 선진국 리더십은 불안정을 벗어나지 못할 것도 같다"고 우려했다.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2020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2020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그러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 등으로 경제활력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노년층 증가와 실업 등으로 소득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올해 정부가 투자 활성화, 디지털경제 전환, 주력산업 고도화, 규제 혁신 가속화, 포용성 강화 등 새해 중점 과제로 삼은 5가지를 소개했다.

이 총리는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서 조금 늦었지만 머지않아 앞자리에 서게 되리라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하며 "노사 모두가 새로운 생각으로 변화를 수용하며 상생 협력의 노력에 동참해주시리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민간과 공공에서 100조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 경제활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예산도 62%를 상반기에 집행할 것"이라며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AI)에 집중 투자해 디지털경제 기반을 다지고, 전환기를 잘 건너게 해줄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미래차를 중점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부족한 제가 2년 7개월 넘게 국무총리로 일하다 이제 곧 물러난다"면서 "그동안 도와주신 경제인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총리는 "지난해의 많은 어려움을 경제인 여러분이 잘 극복해 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재차 감사를 전했다.

퇴임을 앞둔 이 총리는 "경제인 여러분, 더 도전하시고 더 성취하십시오. 저는 언제 어디서나 여러분을 존경하고 사랑할 것입니다"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무대를 내려왔다.

여당 인사와 달리 야당 인사들은 올해 총선을 의식한 듯 경제계 신년인사회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정치적 발언을 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사진=황병우 기자)
여당 인사와 달리 야당 인사들은 올해 총선을 의식한 듯 경제계 신년인사회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정치적 발언을 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사진=황병우 기자)

한편, 이날 행사에는 정부 측 인사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등이 참석했다.

지역상의에선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이강신 인천상의 회장, 전영도 울산상의 회장, 김무연 안산상의 회장, 조창진 원주상의 회장, 이선홍 전주상의 회장, 한철수 창원상의 회장, 김대형 제주상의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계에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등 주요인사가 참석했다. 노동계에선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참석했으며, 주한 외교사절로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필립 르포르 주한프랑스대사, 슈테판 아우어 주한독일대사, 우마르 하디 주한인도네시아대사 등이 참석했다.

1962년부터 대한상의 주최로 열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주요 기업인과 정부 각료, 국회의원 및 주한 외교사절, 사회단체·학계·언론계 대표 등이 대거 참석하는 경제계 최대 규모의 행사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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