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신년사]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빅 블러 시대, 파괴적 혁신 적절한 때"
[2022년 신년사]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빅 블러 시대, 파괴적 혁신 적절한 때"
  • 임영빈 기자
  • 승인 2021.12.30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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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 신년사
"데이터중심 경영을 전사적 목표로 삼아야 할 것"
"ESG 비전과 목표를 구체화해 나가야 할 것"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비해야"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은 30일 배포한 신년사에서 "지금 우리 금융산업은 전대미문의 대격변을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ICT 기업들이 금융에 진출하면서 금융·비금융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고 밝혔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사진=은행연합회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사진=은행연합회

김 회장은 또한 "금융산업의 대격변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한 리스크의 누적 뿐만 아니라, 급격한 디지털 전환과 가상자산의 폭발적 성장은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금융산업의 대변혁은 언뜻 보기에는 금융회사에게 크나큰 위기로 느껴질 수 있겠으나, 지금이야말로 오히려 파괴적 혁신을 시도하기 적절한 때"라고 강조했다.[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이하는 신년사 전문이다

『Ⅰ. 인사말

금융인 여러분!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품은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임인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합니다.

호랑이가 상징하는 용맹과 강인함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Ⅱ. 2021년 회고

지난 2021년은 우리 금융산업이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혁신에 박차를 가하던 한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우선,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등 금융산업의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혁신적인 금융의 모습을 제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금융회사 역시 비대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AI,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디지털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급격한 속도로 디지털 전환을 이뤄나갔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발맞추어 소비자의 권익을 제고하는 데 앞장서 나갔고, 코로나19의 장기화 속에서 다양한 금융 지원을 통해 실물경제가 위기를 극복하는데 일부나마 기여할 수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Ⅲ. 2022년 금융환경 전망

금융인 여러분!

지금 우리 금융산업은 전대미문의 대격변을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우선, ICT 기업들이 금융에 진출하면서 금융·비금융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되었습니다. 팬데믹의 장기화로 가상공간에서의 모임과 만남이 활성화되면서 과거의 ‘Online to Offline(O2O)’의 흐름이 ‘Metaverse to Real world(M2R)’로 발전했으며, 가상자산, NFT, 디파이(DeFi) 등 새로운 기술이 금융산업에 접목되면서 또 다른 가능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한편, 금융회사에 대한 ESG 경영 요구도 이전보다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의 ESG 경영은 기업들이 ESG 철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과감한 비전을 제시하는 단계였다면, 앞으로의 ESG 경영은 기업들이 실제로 어떻게 ESG 경영을 이행하고 있는지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 시민사회에 의해 과학적으로 분석·검증·공시될 것이며, 금융회사의 투자의사결정과 금융규제 체계에도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금융산업의 대격변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한 리스크의 누적 뿐만 아니라, 급격한 디지털 전환과 가상자산의 폭발적 성장은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Ⅳ. 금융산업 발전방향

금융인 여러분!

금융산업의 대변혁은 언뜻 보기에는 금융회사에게 크나큰 위기로 느껴질 수 있겠으나, 지금이야말로 오히려 파괴적 혁신을 시도하기 적절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검은 호랑이의 해를 새로이 맞이하는 오늘, 호랑이처럼 용감한 마음을 가슴에 품고 새로운 혁신의 방향에 대해 우리 금융인이 다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첫 번째, 데이터중심 경영을 전사적 목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점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테크 기업의 금융 진출로 산업과 금융이 융합되면서 금융·비금융 융합데이터의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에 미미한 수준이었던 가상자산 및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에서도 전례 없는 속도로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생성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대변혁하는 금융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금융회사가 이미 보유한 금융 데이터 뿐만 아니라, 비금융 데이터, 그리고 나아가서 가상자산과 가상공간에서 생성되고 있는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수집·분석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는 기존의 금융을 넘어서서 비금융 생활서비스로 진출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과 가상공간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여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ESG 비전과 목표를 구체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중 우리나라의 여러 금융회사가 이미 탄소중립 경영 목표를 제시했으며, 이 중 일부는 SBTi를 비롯한 글로벌 환경 기구에 가입하거나, 인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금년에는 유럽에서 그린 텍소노미(Green Taxonomy)에 기반하여 은행권의 녹색자산 투자비율을 공시하도록 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을 걸러내고자 하는 시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국제적 기준은 우리나라 금융회사에도 가까운 미래에 적용될 것이므로, 올해부터는 넷제로(Net-zero) 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할 때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환경뿐만 아니라 ‘포용금융’ 등 다양한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급격한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금융접근성 확보와, 더 나아가서는 양극화·불평등 심화 등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금융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회사의 급격한 디지털화는 경영진들에게 익숙한 기존의 방식으로는 명확히 측정되지 않는 새로운 리스크를 촉발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회사는 데이터 확보와 디지털 전환을 위해 다양한 혁신을 시도함과 동시에, 새롭게 도입되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를 실시간으로 통제·관리·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데이터 복원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팬데믹의 장기화에 따라 금융의 실물경제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과, 미국의 테이퍼링 진전, 금리 인상 그리고 미중갈등 심화 등 다양한 글로벌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리스크관리 체계를 사전에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Ⅴ. 맺음말

금융인 여러분!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되어 모두 힘든 상황이지만, 금융산업이 근본적으로 격변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임인년(壬寅年)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하겠습니다.

임인년의 임(壬)은 검은색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오행으로는 물(水)을 의미한다고도 합니다. 물은 어떤 모양으로도 변할 수 있지만 물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듯이, 수연불변(隨緣不變)의 자세로 고객 신뢰라는 은행업의 본질을 지키면서 새 시대에 맞게 유연하게 변화한다면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22년 한 해 금융인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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