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내년도 국내산업 대부분 위축...정유·2차전지만 양호"
하나금융硏 "내년도 국내산업 대부분 위축...정유·2차전지만 양호"
  • 임영빈 기자
  • 승인 2022.10.20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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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밸류체인 후퇴, 사업 확장성 약화, 수요 감소로 인한 재고 증가 등 영향"
"업황 개선 기대 컸던 내수 서비스업도 회복세 둔화 전망"

내년도 국내산업은 정유와 2차전지를 제외한 대부분 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

20일 하나금융연구소는 '2023년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국내산업 전반은 공급망 블록화에 따른 글로벌 밸류체인 후퇴, 인건비 및 금리 부담에 따른 사업 확장성 약화, 수요 감소에 따른 재고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이같이 밝혔다.

또한,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업황 회복세를 보였던 숙박, 여행, 음식업 등 내수 서비스 업종은 서비스 비용 상승에 금리상승으로 인한 가처분소득 감소까지 겹치면서 2023년 회복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단, 전기차 확산으로 견조한 수요 증가세가 기대되는 2차전지, 내년에도 양호한 정제 마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유업 등은 예년 대비 양호한 업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총 5개 산업군, 15개 산업을 전망하면서 소재·부품 부문에서 정유 및 2차전지 제외 나머지 13개 산업 업황이 내년에 더 위축될 것이라 전망했다. 높은 원가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클뿐더러, 금리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가처분소득 감소까지 맞물려 수요가 올해보다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 업황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2차전지 산업은 미국 및 중국의 전기차 판매가 내년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배터리 시장에서의 중국 배제 정책이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내년부터 대미(對美) 수출을 위한 배터리 셀, 부품 및 소재 관련 직접 투자도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정유업 또한 올해보다는 정제마진이 다소 줄겠지만 여전히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의 정제마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대체 에너지원 수요 확대로 내년에도 견조한 원유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양호한 업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나머지 13개 산업 업황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여전히 높은 원자재 가격 부담, 환율 상승으로 인한 제조원가 부담 가중 장기화를 제시했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맞물려 국내 소재·부품업체들이 매출 감소와 수익성 하락의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산업군별로 디지털산업군은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TV, 컴퓨터 등 내구재 소비의 감소는 물론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업이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몇 년간 신산업 탄생의 산실로 주목받았던 스타트업 기업들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투자 위축이 불가피해 시장의 냉정한 판단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운송산업군은 금리급등, 글로벌 경기 하방압력 증대 및 소비 심리 위축으로 운송 수요 감소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중에서도 해운업은 글로벌 환경규제마저 강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은 투자 확대 부담까지 떠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운송산업 내에서 자동차, 조선, 해운 등은 강(强)달러로 인한 수혜를 예상한 반면, 항운은 여객수요 감소 등 불리하게 작용하는 등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재 산업군에서는 간편식, 건강기능식 등 신사업 확대가 기대되는 음식료 업종이 소폭의 성장을 보일 뿐 대부분 산업에서 업황 위축이 우려됐다. 고금리 지속 및 경기둔화로 인한 소비 감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의 효과가 감소하면서 외식업, 의류업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으며 화장품 제조업은 내수는 양호하나 대중 수출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산업군 역시 금리 상승 및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업황 위축이 우려되었다. 특히, 고금리로 인한 개발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민간 주택 등의 신규 착공이 난항을 겪으면서 건설업 실적 감소가 예상되었으며, 강달러 및 고유가로 인해 인바운드 관광객 수의 회복이 더뎌지면서 호텔업을 중심으로 한 숙박업의 업황 회복은 지연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보고서는 글로벌 고금리 및 경기 하방압력 강화가 당분간 지속됨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수출 감소, 재고 증가, 인건비 상승 등 한층 더 악화된 경영환경에 상당 기간 노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주 수출 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제품 등의 수출 둔화를 우려했다. 반도체는 코로나 특수로 인한 단기적 활황기가 종료되고 침체 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했고, 자동차는 경기 둔화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의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석유화학 제품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각국의 탈(脫) 플라스틱 정책이 겹치면서 수요 회복이 제한,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회복이 지연되면서 기업들이 재고 확충에 힘을 쏟았는데 경기둔화 우려로 수요가 갑자기 줄어들면서 우리 기업들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자, 철강, 의류 등에서 재고자산이 급증하고 있어 당분간 기업들은 할인판매, 가동률 저하 등 재고 소진에 집중할 것이며 이로 인한 소재, 부춤업체 실적 둔화도 예상되는 만큼 관련 기업들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인건비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팬데믹 직후 배달업, IT 업종 등 신산업에 인력이 집중되면서 산업 전반에 걸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내년에도 지속돼 인건비 비중이 높은 서비스 업종의 원가부담 문제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문태 연구위원은 "코로나 리오프닝 효과가 금리 급등으로 빠르게 식어가면서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의 원가부담 및 재고소진 위험이 남아 있어 기업들의 경영관리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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