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귀환" 조선 왕실의 뿌리 '경복궁 선원전 편액' 첫 공개
"100년만의 귀환" 조선 왕실의 뿌리 '경복궁 선원전 편액' 첫 공개
  • 황병우 기자
  • 승인 2025.02.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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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라이엇게임즈, 27일 국립고궁박물관서 첫 공개
라이엇 게임즈 후원 통해 환수…역대 왕들의 어진 봉안하던 '경복궁 선원전 편액' 추정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경복궁 선원전 편액'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경복궁 선원전 편액'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과거 조선시대의 화려한 영광과 일제강점기 쓰라린 아픔을 간직한 조선 왕실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약 100년만에 고국에 돌아와 언론에 첫 공개됐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라이엇 게임즈의 후원을 받아 일본에서 환수하는데 성공한 '경복궁 선원전(璿源殿) 편액' 실물을 언론 앞에 첫 공개했다.

선원전은 조선시대 궁궐 내에서 역대 왕들의 어진을 봉안하고 의례를 지내던 공간이었다. 역대 왕의 어진을 봉안하고 왕이 친히 분향, 참배 등의 의례를 행하는 선원전은 궁궐 내에서도 위계가 높은 전각이었다는게 국가유산청의 설명이다.

조선 왕실의 선원전은 경복궁, 창덕궁, 경운궁(지금의 덕수궁)에 있었다. 임금이 거처하는 곳을 옮길 때는 역대 왕들의 어진도 함께 옮겨야 했기 때문에 여러 궁에 선원전을 두게 된 것이다. 조선 왕실의 최초 선원전은 1444년 창건된 경복궁 선원전으로, 임진왜란 때 전소됐다.

1865년부터 경복궁을 다시 짓기 시작한 후 1868년 경복궁에 선원전이 재건됐다. 경복궁 선원전은 일제강점기에 훼철되어 박문사(博文寺)를 짓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현재는 창덕궁에만 두 곳의 선원전이 남아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조선 왕실의 뿌리와 전통의 계승을 상징하는 경복궁 선원전의 위엄과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된 편액은 궁궐 내에서 가장 위계가 높은 건물인 '전(殿)'에 걸렸던 편액으로 바탕판은 옻칠(흑칠)을 하였고, 글씨는 금을 사용한 금자(金字)이며, 테두리를 연장한 봉은 구름무늬를 조각해 격식이 높은 현판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선원전이라는 전각의 위계에 맞게 네 변의 테두리를 둘렀으며 테두리에는 부채, 보자기 등의 칠보(七寶) 문양을 그려 길상(吉祥)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이번에 공개된 편액은 가로 312㎝, 세로 140㎝ 크기로, 서준 전(前) 국가유산청 문화유산 전문위원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현판·편액 780여 점 가운데 가로 길이로 따지면 3번째로 큰 유물"이라고 소개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각 궁궐의 선원전 건립 및 소실과 관련한 정황, 기록 등을 고려하면 1868년 재건된 경복궁 선원전에 걸렸던 편액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왼쪽)과 조혁진 라이엇 게임즈 한국 대표(오른쪽)가 각각 '경복궁 선원전 편액'에 대한 환수 의의와 라이엇 게임즈의 후원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왼쪽)과 조혁진 라이엇 게임즈 한국 대표(오른쪽)가 각각 '경복궁 선원전 편액'에 대한 환수 의의와 라이엇 게임즈의 후원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이번 환수는 13년째 '국가유산지킴이'로 활동하는 라이엇게임즈의 지원이 컸다. 라이엇게임즈는 2012년부터 국가유산청과의 협약을 통해 문화유산 분야의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국외 문화유산의 환수·활용 등을 위해 국외재단에 기부금을 지원해 왔다.

2023년 보물로도 지정된 '문조비 신정왕후 왕세자빈 책봉 죽책' 등 여러 소중한 유산의 환수를 지원한 바 있으며, 이번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라이엇게임즈가 기여한 7번째 환수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고 국가유산청은 설명했다.

조혁진 라이엇게임즈 한국 대표는 "게임도 문화의 일부"라며 "현대 문화를 만드는 기업으로써 한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일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날 공개된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왕실 관련 유물을 소관하고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체계적으로 관리될 것"이라며 "해당 유물이 건축·서예·공예가 접목된 종합 예술작품이라는 점에서 향후 학술연구·전시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도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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