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차,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로 미래자동차 비전 제시
현대차·기아차,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로 미래자동차 비전 제시
  • 이광재 기자
  • 승인 2019.03.04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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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키 소지 없이 차량 도어 잠금 해제·시동·주행까지 모든 기능 작동

스마트폰의 등장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고성능과 편의성으로 무장한 스마트폰은 데스크탑, 노트북, 심지어 TV의 역할까지 대체하고 있고 지갑 대신 스마트폰 속에 무형의 카드를 넣어다니는 사람들도 다수다.

스마트폰이 또 집어삼킬 분야는 무엇일까?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에 하나의 답이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공유 자동차 시대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의 개발을 완료하고 향후 출시될 신차에 순차적으로 적용한다고 4일 밝혔다.

이 디지털키를 이용하면 운전자가 기존의 스마트키를 지니고 있지 않아도 스마트폰만으로 자동차의 출입과 시동, 운행, 차량 제어가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현대차·기아차가 개발한 스마트폰만으로 자동차의 출입과 시동, 차량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 (사진=현대기아자동차그룹)
현대차·기아차가 개발한 스마트폰만으로 자동차의 출입과 시동, 차량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 (사진=현대기아자동차그룹)

‘스마트키’라고 불리는 ‘키 포브(Key Fob)’의 등장은 자동차 운용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스마트키덕분에 멀리서도 차 문을 여닫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경보를 울려 주차 위치를 찾는 것도 가능했다.

자동차키가 또 한번의 진화를 앞두고 있다.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간 자동차키는 우리에게 어떤 편의를 가져다줄까?

디지털키 기술은 스마트폰과 자동차간의 근거리 무선통신(NFC) 및 저전력 블루투스(BLE) 통신을 활용해 기존 자동차 스마트키와 동일한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자동차를 운행하려면 항상 키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에서 해방시켜준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키는 타인에게 공유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자동차 소유주를 포함해 최대 4명까지 키를 공유할 수 있다. 공동 사용자는 자동차 소유주의 인가에 따라 디지털키를 스마트폰 앱에 다운받아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차량 소유주는 키를 공유할 때 사용 기간 또는 특정 기능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한적 공유도 가능하다. 가령 택배 기사에게 트렁크만 열 수 있는 키를 전송해 배송 물품을 차에 실어놓게 하거나 지인에게 차를 빌려주면서 대여 기간을 한정할 수 있다.

발레파킹이나 정비소 등 디지털키를 공유하기 애매한 상황이나 디지털키가 불편한 사용자를 위해 신용카드 크기의 카드키와 기존 스마트키도 따로 제공된다. 일정 속도를 넘어가거나 특정 지역을 벗어나면 원 소유자에게 알림이 뜨도록 각각의 디지털키를 설정하는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차가 개발한 디지털키는 탑승시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판단하고 미리 설정해놓은 아웃사이드미러, 운전석과 운전대 위치, 전방표시장치(HUD) 및 AVN 설정 등이 자동 변경되는 차량 개인화 프로필이 적용돼 운전자들의 편의를 한층 향상시켰다.

향후 공유 자동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자동차 대여자와 수여자가 직접 만날 필요 없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디지털키를 주고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화 프로필 적용, 주차 위치 확인 등이 가능해 편리하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에 개발한 디지털키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디지털키를 다운로드받은 후 스마트폰을 운전석 또는 동반석 외부 도어핸들에 접촉하면 문을 잠그거나 열 수 있고 탑승해서는 차량 내 무선 충전기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리고 운행이 가능하다.

무선충전 기능이 없는 스마트폰이라도 디지털키를 지원하는 NFC 기능만 있으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차량 출입 인증을 위한 NFC 안테나는 운전석과 동승석 외부 도어핸들에, 시동 인증을 위한 NFC 안테나는 무선 충전기에 각각 탑재돼 있다.

디지털키의 핵심 기술인 NFC는 무선인식(RFID) 전자태그 기술 중 하나로 리더 단말기와 카드가 접촉하는 순간 수 센티미터의 짧은 거리에서만 통신이 가능해 보안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디지털키는 BLE 통신을 통해 차량을 원격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BLE로 스마트폰 앱과 차량이 연결되면 앱에 해당 차량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버튼이 활성화된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수미터 내에서 차량의 시동, 도어와 트렁크를 원격 잠금·해제, 비상 경보 작동 등을 할 수 있다. 향후 자동 주차 기능을 지원하는 자동차가 나오면 이 역시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현대차·기아차는 디지털키 기술은 차량과 스마트폰 연결을 통한 커넥티드 기술의 첫걸음으로 자동차 이용의 편의성과 다양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의 입장에서 와이파이, 초광대역통신(UWB) 등 다양한 무선 통신 기술은 물론 생체인식 등 다양한 ICT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를 개발한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전자제어개발1팀 연구원들의 일문입답이다.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를 개발한 전자제어개발1팀의 (왼쪽부터) 이석한 연구원, 진규환 책임 연구원, 김신정 연구원, 신용호 연구원 (사진=blog.hmgjournal.com)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를 개발한 전자제어개발1팀의 (왼쪽부터) 이석한 연구원, 진규환 책임 연구원, 김신정 연구원, 신용호 연구원 (사진=blog.hmgjournal.com)

Q.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란 무엇인가?

진규환 책임연구원= 기존의 자동차키가 스마트폰 같은 IT 디바이스 안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마트폰 자체가 키 기능을 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키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자동차 문을 열고닫거나 주행까지 가능하다. 물리적인 형태의 키가 아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키를 전송할 수도 있다.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자동차키를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Q.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 개발을 시작한 목적은 무엇인가?

이석한 연구원= ‘스마트키를 소유하지 않고 차를 움직일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했다. 물론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많은 사람이 필수로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자동차키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편할 거라 생각했다. 스마트폰의 IT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자동차키의 역할 외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치열한 개발 끝에 앱을 통한 디지털키의 전송, 운전자 맞춤 개인화 기능 등을 구현할 수 있었다.

Q. NFC(Near Field Communication) 통신 기술을 활용한 이유가 있나?

진규환= NFC는 근거리 통신의 일종으로 수 cm의 짧은 거리에서만 통신이 가능하다. 짧은 통신 거리 특성상 다른 통신 기술에 비해 보안이 뛰어나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사용법이 매우 직관적이다. 교통카드나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은 물론 삼성페이나 모바일 티머니 등에서도 NFC를 사용하고 있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이 표준화되어 있고 사용자에게 익숙한 점, 보안도 우수한 기술이라는 점 등에서 NFC가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고 판단했다.

Q. 해킹이나 등록 오류, 휴대폰 분실 등으로 인한 보안 문제는 없나?

이석한=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의 발급부터 관리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보안을 강화했다. 먼저 차량 소유주 확인과 스마트폰 본인 인증, 포브 키 인증을 통해 ‘적법한 사용자(소유주)’에 의한 키 등록’임이 확인됐을 경우에만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가 발급된다.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와 관련된 데이터는 스마트폰과 차량제어기에 각각 저장되는데 별도로 개발된 보안 솔루션을 적용해 안전하게 관리한다.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 사용은 편의성을 고려해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화면이 켜져 있을 때 출입 및 시동이 가능하다. 지문인식, 패턴, 비밀번호 등으로 잠겨있는 상태라면 잠금을 해제해야 작동한다. 즉, 스마트폰을 분실했다 하더라도 스마트폰이 잠겨있다면 자동차 출입이 불가능하다.

Q.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가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키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신용호 연구원= 우선 별도로 자동차키를 소지하지 않아도 스마트폰만으로 차량에 탑승, 시동,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로 차량을 열면 차량이 사전에 설정한 시트 포지션, AVN, 각종 편의 장치를 운전자에 맞춤으로 조정해준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는 거리 제약 없이 최대 3명에게 공유할 수 있다.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를 공유받은 사람은 별도의 과정 없이 바로 해당 차를 사용할 수 있다. 키를 공유할 때는 다양한 제약을 걸어둘 수도 있다. 예를 들면 3시간만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거나 트렁크만 오픈할 수 있는 제약을 거는 것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 전용 앱에서 차량과 블루투스 연동을 통해 원격으로 도어 잠금 및 해제, 경보, 트렁크 개폐, 원격 시동 등 기존 스마트키가 했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블루투스가 연결된 상태라면 차량의 누적 주행거리나 최근 주행연비 확인, 연료 잔량, 타이어 공기압 상태 등 각종 차량 상태도 점검할 수 있다.

별도로 제공되는 카드 형태의 디지털키는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전원이 꺼졌을 때 등 긴급한 상황에 사용할 수 있다. 또 대리운전이나 발렛파킹 등 타인에게 잠시 키를 맡겨야 하는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참고로 카드형 디지털키는 기존의 신용카드와 동일한 사이즈로 제작돼 휴대가 쉽다.

Q.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의 일부 기능은 현대차의 블루링크나 기아차의 유보 같은 텔레매틱스 서비스와 비슷한 것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석한=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제어한다’는 점에서 유사하게 느낄 수도 있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차량에 달린 통신 단말기를 통해 제어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명령을 내리면 해당 명령이 중앙 서버에 전달되고 서버에서 차량과 통신해 명령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반면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는 스마트폰과 차량이 직접 통신하는 방식이라 시스템 구성 측면에서 다르다.

기능적 측면에서 보면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는 자동차의 ‘키’로써 스마트폰만 소지하고 있으면 차량 출입부터 시동, 주행까지 모두 가능하다. 이때 차량은 서버와 별도의 통신 없이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통신 불가 지역에서도 문제없이 차량이 작동한다. 그리고 통신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이용에 따른 별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경우 ‘차량 원격 제어’에 초점을 맞춘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서울에서 부산에 있는 차량의 도어 열림/닫힘, 공조 등을 제어할 수도 있다. 다만 ‘키’는 아니기 때문에 시동은 걸 수 있지만 스마트키 없이 차량을 주행할 수는 없었다. 음성인식 서비스를 비롯한 IoT(사물인터넷) 기능 등에는 강점이 있지만 통신 불가 지역에서 이용이 불가능하고 서비스 이용에 따른 별도 비용이 매달 발생할 수 있다.

Q.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를 사용하고자 할 때 스마트폰 기종은 영향을 받지 않나?

김신정 연구원 = 현재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아이폰은 현재 NFC 기능을 외부 서비스가 이용할 수 없도록 차단하고 있어 사용이 불가하다. 해당 부분은 향후 추가 개발을 통해 해결할 부분이다.

연식이 오래된 일부 스마트폰에서는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 사용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향후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가 양산차에 적용되면 현대차 홈페이지 내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 메뉴를 통해 권장 스마트폰 기종을 안내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라도 추가로 개발해 제공하는 카드형 디지털키를 통해 출입 및 시동, 주행 등의 기능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는 자동차키를 문자메시지처럼 공유할 수 있다. (사진=blog.hmgjournal.com)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는 자동차키를 문자메시지처럼 공유할 수 있다. (사진=blog.hmgjournal.com)

Q.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의 양산차 적용 시점은 언제인가?

김신정= 현재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는 기능 개발을 완료하고, 검증 작업 중이다. 올해 출시되는 차량에 적용될 예정이며, 향후 출시될 신차에도 점차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 전용 앱은 양산차 적용 시점에 맞춰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이외의 인증 과정 및 사용법에 대한 안내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Q. 기존에 공개됐던 생체인식 시스템이나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의 등장으로 점차 물리적인 키가 사라지고 있다. 이런 변화가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까?

진규환=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키 공유시스템은 자동차 관련 서비스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고 또 다른 산업군의 새로운 서비스도 창출시킬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렌터카나 카셰어링 서비스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현재는 직접 키를 받아 차를 수령하거나 텔래매틱스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가 도입된다면 각종 권한을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운영업체 입장에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

차량 정비 서비스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집으로 찾아오는 홈투홈 정비 서비스의 경우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받아 수리 후 다시 집으로 가져다 주는 서비스인데 키 공유가 가능해지면 직접 차량을 인계할 필요가 없다. 일정 기간 사용 가능한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를 정비 업체에 공유하면 정비업체는 이에 맞춰 업무를 진행하면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내 차의 트렁크 개방만 가능한 권한을 정해진 시간에 택배회사에 공유해 자동차 트렁크로 배달해주는 서비스, 단시간 차량 이용을 위한 보험 서비스 등도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의 활성화로 생겨날 수 있다.

자동차를 비롯한 모빌리티의 이용 형태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키 시스템이 자동차, 그리고 다른 모빌리티의 인증 수단으로 확산된다면 사용자 상황에 맞춘 다양한 모빌리티의 활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파이낸셜신문=이광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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