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레몬법, 국산차 달리 수입차 브랜드 별 온도차 "뚜렷"
한국형 레몬법, 국산차 달리 수입차 브랜드 별 온도차 "뚜렷"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9.03.02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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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들어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도입 결정
볼보, 롤스로이스, BMW, MINI, 토요타, 닛산 등 1월 판매까지 소급 적용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른 수입차들 도입 소극적

많은 자동차 소비자들이 십수년간 요구한 '한국형 레몬법'이 올해 1월부터 드디어 시행됐다. 그렇지만 국산차 업체들이 지난달 들어 모두 도입을 결정한 것과 달리 수입차는 브랜드 별로 온도차가 뚜렷한 모습이다.

한국형 레몬법(자동차 교환‧환불 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소비자 권익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동차 업체들의 선언적인 의미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른바 강제조항이 없는 반쪽짜리라는 의미다.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롤스로이스 부티크에서 열린 '롤스로이스 모터카 서울 청담 부티크' 개소식에서 롤스로이스 모터카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CEO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자리에서 오트보쉬 CEO는 "한국 내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레몬법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황병우 기자)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롤스로이스 부티크에서 열린 '롤스로이스 모터카 서울 청담 부티크' 개소식에서 롤스로이스 모터카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CEO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자리에서 오트보쉬 CEO는 "한국 내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레몬법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황병우 기자)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브랜드 5개 업체들은  한국형 레몬법에 맞춰 관련 제도를 2월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자동차관리법 제 5장의 2에 따른 자동차 교환, 환불 제도는 신차 구매 후 1년 이내(단, 주행 거리 2만㎞ 초과하는 경우 기간이 지난 것으로 간주)에 중대하자의 경우 동일 증상 2회, 일반하자의 경우 동일 증상 3회 이상 수리 후 재발 시 제조사에 신차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월 판매 물량까지 소급해서 적용했고,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2월 신차 출고 물량부터 적용했다. 한국지엠은 제도 도입을 확정하고 관련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초 자동차 브랜드 통틀어 볼보자동차 만이 도입을 확정하고 내부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만 있었을 뿐이었다. 국산차와 다른 수입차 브랜드는 눈치만 보는 듯 했다.

볼보자동차 관계자는 레몬법과 관련해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품질과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고객을 더 배려하고, 장기적으로 믿고 찾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 1월 25일 한국교통안전공단 회의실에서 자동차 브랜드 임원들이 참여한 '자동차 제작사 간담회'를 열고 한국형 레몬법에 대해 설명하는 등 업계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볼보자동차는 올해 1월 국산차와 수입차 통틀어 가장 먼저 한국형 레몬법을 도입해 실시했다. 사진은 지난해 미디어 행사에 전시된 볼보 SUV 라인업 'XC 레인지' (사진=황병우 기자)
볼보자동차는 올해 1월 국산차와 수입차 통틀어 가장 먼저 한국형 레몬법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미디어 행사에 전시된 볼보 SUV 라인업 'XC 레인지' (사진=황병우 기자)

간담회 이후 2월부터 국산차 브랜드들이 레몬법 도입을 속속 결정하면서, 수입차 브랜드들도 하나둘 도입에 나섰다.

지난달 20일 롤스로이스 모터카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CEO(최고경영자)가 '롤스로이스 서울 청담 부티크' 개소식에서 "한국 시장 내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레몬법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뒤이어 21일에는 BMW코리아가 레몬법 도입을 발표했다. BMW와 MINI 브랜드 전체를 대상으로 올해 1월 이후 차량을 인수한 고객에게도 소급해서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레몬법 적용과 더불어 전국 공식 딜러사에 사전 경고 시스템(EWS)을 구축해 관련 교육을 완료했다"며 "이를 통해 차량 수리 횟수와 기간을 점검하는 등 체계적인 사후 관리 및 응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닛산도 이달 1일부터 레몬법을 본격 실시하고 올해 1월 1일 등록 차량부터 소급 적용된다고 발표했다. 한국 닛산은 지난달 26일 레몬법 수용 서면 동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한국토요타도 이달부터 전격 도입을 결정하고 국토부에 관련 서류들을 제출했으며, 올 1월 이후 판매 차량을 대상으로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형 레몬법 도입에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이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형 레몬법 도입에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이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 한국형 레몬법 도입에 소극적인 수입차들…강제조항 없어서?

아직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을 비롯한 여타 수입차 브랜드들은 레몬법 도입을 주저하는 분위기다.

제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볼보나 지난해 화재 결함으로 리콜 사태를 겪은 BMW가 레몬법 도입을 통한 제품 및 기업 이미지 개선을 노리고 있는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내부적인 검토가 끝난 후 본젹적인 도입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도입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5년 디젤게이트 이후 시장의 신뢰가 많이 떨어졌음에도 레몬법 도입에 눈치만 보고있는 것은 아쉽다는 평가다.

캐딜락은 한국지엠의 결정을 따라갈 것으로 전망되며, FCA코리아는 수입자동차협회(KAIDA)를 통해 국토교통부에 서면 질의를 보낸 상태다.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은 본사에 한국형 레몬법 관련 도입에 대해 검토를 보냈으며, 이에 대한 결정이 확정되는 대로 도입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드 등 일부 브랜드들은 한국형 레몬법 도입 검토에 대한 질의에 답변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은 프랑스 본사의 결정에 따라 한국형 레몬법 도입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사진은 푸조 신차 508 세단 (사진=황병우 기자)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은 프랑스 본사의 결정에 따라 한국형 레몬법 도입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사진은 푸조 신차 508 세단 (사진=황병우 기자)

수입차 업계는 일부 부품의 경우 국내 조달까지 한달이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수리기간이 30일을 넘을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소비자 환불 조항에 대해 완화를 요청하고 있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레몬법 도입을 추진하기 위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본사에서 결정하기 전에 단독으로 도입할 수 없기에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일각에서는 한국형 레몬법이 징벌적 배상이나 처벌 등의 내용을 포함한 강제적 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수입차 브랜드들이 일부러 외면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도입을 미루더라도 제재나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제도가 실질적인 법적 효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상의 기준이 되는 결함 규정을 구체화하고, 제조사에 책임을 선제적으로 부과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간 리콜이나 차량 결함에 국내 소비자들을 홀대한다는 지적이 상당했던 수입차 브랜드들이 이번 한국형 레몬법 도입으로 일부를 제외하고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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