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확대 ‘신용도 부정적’... “이해상충관리·균형된 시각” 필요
주주환원 확대 ‘신용도 부정적’... “이해상충관리·균형된 시각” 필요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9.02.2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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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채권자 관점에서 본 주주행동주의’ 보고서...“과도한 배당, 장기성장 제약”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에 다음 달 22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의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 후보 5명(현대차 3명, 현대모비스 2명)을 추천하고 주당 2만원대의 고배당을 제시에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에 정기 주주총회의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 후보 5명(현대차 3명, 현대모비스 2명)을 추천하고 주당 2만원대의 고배당을 제시했다(사진=황병우 기자)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에 정기 주주총회의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 후보 5명(현대차 3명, 현대모비스 2명)을 추천하고 주당 2만원대의 고배당을 제시했다(사진=황병우 기자)

이러한 때에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인 주주환원 확대는 신용도에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

과도한 배당으로 인한 자금소요 증가는 재무안정성을 저하시키고, 투자 재원의 위축으로 장기적인 성장가능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6일 '채권자 관점에서 본 주주행동주의' 특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철저한 이해상충 관리와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7월 국민연금이 기금의 수탁자로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주주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이후 주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당정책과 관련하여 현대그린푸드와 남양유업, 컨트러버셜 이슈가 부각된 한진칼 및 대한항공 등을 공개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2월에는 남양유업과 한진칼에 대하여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를 선언했다.

과거 소버린 펀드의 SK 그룹 경영권 공격,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삼성·현대차 그룹 지배구조 개편 반대 등 해외 헤지펀드를 통해서 접하던 주주행동주의가 한진그룹 사례와 같이 국내 기관투자자 사이에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주주행동주의가 태동기에 있지만, 북미지역에서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3년 전세계적으로 약 600건의 주주제안이 있었으며, 2018년에는 922건으로 늘어났다.

스튜어드십코드는 2010년 영국에서 제정된 기관투자자 주주권 행사 모범규준으로, 2018년 7월 기준 우리나라를 포함한 22개국이 적용하고 있다.

북미지역의 주주행동주의가 ‘기업사냥꾼’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유한 반면, 스튜어드십코드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및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추구하여 사회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보고서는 행동주의 캠페인이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자산매각 등을 통해 단기적인 투자 수익률 극대화를 추구할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 경쟁력과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고, 균형 잡힌 재무정책을 유지하는 경우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자본시장에는 근시안적인 주주행동주의(Short-termism)로 인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례가 많아, 신용평가사들은 대체로 주주행동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고 밝혔다.

투자금에 대한 상승잠재력(Upside Potential)을 보유한 주주는 레버리지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면, 채권자는 투자자금에 대해 손실위험(Downside Risk)만 보유하기 때문에 이자 지급 및 미래 원금 상환가능성을 담보하는 사업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상대적으로 중요시한다.

따라서 경영자는 주주와 채권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때 주주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회사의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반면, 채권자는 커버넌트 조항 외에는 자신의 이익을 보호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채권자에게 행동주의 주주의 경영참여가 이벤트 리스크로 받아들여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행동주의 투자자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선제적인 주주친화 정책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도 누적되고 있다.

지난 2011년 4천억달러(약 400조원) 수준이었던 S&P 500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18년 7천억달러(약700조원)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Starbucks(A3→Baa1), Qualcomm(A1→A2) 등의 등급이 하향조정 된 바 있다.

다만, 보고서는 최근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며 기업의 경영진을 견제하는 세력이 다양화되고, 장기적인 가치 창출에 초점을 두는 행동주의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어, 주주행동주의의 영향을 재평가 할 필요성도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현재 시점에서 행동주의 캠페인이 한진그룹의 신용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배구조 개선의 경우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또, 경영정보의 투명성, 이사회의 독립성 등이 제고되면 신용도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외부 주주의 영향력이 강화된 이후 채권자의 이익이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업적, 재무적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여부가 더욱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유휴부지 매각 및 사업부문 분할상장은 대한항공의 현재 레버리지 수준(2018년 9월 말 순차입금 12.8조원, 5년 평균 EBITDA 2.4조원)을 감안할 때 KCGI 제안서 상의 유휴부지 매각 및 항공우주 부문 분할상장만으로 큰 폭의 재무안정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했다.

그러나 현재 가시화되고 있는 투자부담 축소, 영업현금창출력 확대 등이 더해질 경우 신용도 개선에 유의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비비 절감, 유가 및 환율 변동성에 대한 노출 축소, 전 노선 흑자 전환 등이 실현될 경우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 계획 자체보다는 성공 여부와 개선폭이 중요하다.

그러나, 효율성 강화가 단기적 성과 개선만을 목표로 할 경우,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경쟁력 약화로 인한 영업적, 재무적 실적 저하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고서는 국내에서도 국민연금, 기관투자자, 행동주의 펀드 등 주주행동주의가 향후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단기 수익률 극대화를 주된 목표로 할지 아니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발전을 추구할지 등 향후 발전 양상이 주목된다고 밝혔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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