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이홍구 노조위원장 "IPO추진 위해 FI 풋백옵션 철회해야"
교보생명 이홍구 노조위원장 "IPO추진 위해 FI 풋백옵션 철회해야"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9.04.1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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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가치를 뛰어넘는 풋백옵션은 부당…금융당국 규정에도 어긋나는 행위 중단 촉구"

올해 들어 시중은행 금융지주사들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으로 M&A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교보생명이 M&A 대상 중 '빅오브빅(Big of Bigs)'으로 재차 떠오르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재무적투자자(FI)와 IPO 및 풋백옵션과 관련해 계속해서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각종 인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금융과 KB금융에서 M&A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더욱 주목받게 됐다.

그러나, 교보생명이 FI들과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지분 매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교보생명 매각 및 인수설은 수면 아래로 일단은 가라앉은 상태다. 

현재 교보생명은 FI들과 주주간 분쟁으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FI들은 국제중재원에 신창재 회장을 상대로 풋백옵션 이행을 요구하는 중재신청을 강행해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올해 지난해 12월 교보생명 이사회가 IPO추진을 공식화 했지만, FI들은 풋백옵션 이행을 철회하지 않고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FI의 요구사항이 무리하다며 음모론까지 떠돌고 있을 정도다.

교보생명 노동조합은 FI가 이행을 요구하는 풋백옵션이 기업의 본질가치를 한참 뛰어넘는 부당한 조건이라며, 금융당국 규정에서 어긋나는 행위에 대해 중단할 것으로 촉구하고 있다.

 

교보생명 노동조합 이홍구 위원장이 검찰에 제출한 진정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교보생명노조)
교보생명 노동조합 이홍구 위원장이 검찰에 제출한 진정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교보생명노조)

교보생명 노동조합 이홍구 위원장은 "처음에는 잘 몰랐고, 단순하게 신창재 회장과 어피너티 등 FI 사이에서 주주 대 주주 간의 단순한 계약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면서, "지난해 초 회사측과 중앙노동위 중재로 '직무급 도입'을 6개월만에 겨우 타결된 이후 FI와 IPO문제가 불거졌지만 노조입장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이 사실"이라고 이야기헸다.

그러면서, "지난해 7월말경 한경 등 국내 언론을 통해 나온 IPO문제에 대해 담당임원에게 질의했지만 별일 아니라고 답해서, 주주들 사이에 암묵적 동의 후 차질없이 진행되리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FI가 풋백옵션 이행을 요구하기 이전에 지난해 6월 IPO를 타진하기 위해 국내증권사로 NH투자증권, 해외증권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해서 기본적인 자료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9월 어피너티 측 사외이사가 IPO를 안건으로 제시해 이사회에서 논의를 거쳤지만, 두 증권사의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온 후 IPO안건을 결의하기로 했고, 당시 이사회 표결 결과 6:1로 IPO안건은 보류 결정이 났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2년 9월,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가 매각돼 경영권에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되자 FI를 이른바 '백기사'로 영입했다. 어피니티와 IMM PE,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 구성된 어피니티컨소시엄은 FI로 교보생명 주식 492만주,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 총 1조2054억원에 매입했다.

이때 맺어진 SHA(주주간협약)에 따르면, 2015년 9월까지 IPO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신창재 회장을 상대로 FI가 풋백옵션(지분을 일정 가격에 되팔 권리)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여기서 풋백옵션에 대한 행사가격이 40만원을 상회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IPO는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것인데, 신 회장이 의장으로서 독단적으로 결정하거나 최대주주 개인으로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어피너티 측에서 요구하는 풋백옵션 행사가격 40만원은 어떻게 생각해도 이상할 정도인데, FI로 참여할 당시 인수가격이 24만원 정도인데, 16만원이나 높은 풋백옵션 행사가격은 말이 안된다"고 부당한 계약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FI가 요구하는 풋백옵션과 관련해서 행사가격 산정방식이 업계에서 통용되는 것과 다른 것을 발견하게 됐는데, 이를 이용하면 23~24만원 정도가 적정하지만, FI가 안진회계법인과 사용한 행사가격 산정방식은 전혀 동떨어진 방식이었다"면서, "업계 방식으로는 23~24만원이 계산되는데, 이들이 주장하는 40만원이라는 행사가격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안진회계법인과 FI가 유착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0년 3월 기업인수자가 FI에게 제공하는 풋백옵션 관련 정보는 인수기업의 재무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투자정보이기 때문에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즉시 공시하도록 했다. 또한, 정기보고 시에도 첨부서류가 아닌 보고서 본문에 기재해 투자자들이 쉽게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의무화했다.

이를 위반하면 고의성이나 중대성 여부에 따라 형사처벌 또는 금융위원회의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교보생명 노조는 이 내용에 따라 신 회장 개인이 이와 같은 내용을 공시할 의무는 없었지만, FI는 풋백옵션 내용을 공시했어야 하나 그렇게 하지 안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IPO를 추진하기로 이사회가 결정을 내렸음에도 풋백옵션 요구를 고수하는 것에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12일 교보생명 노동조합 이홍구 위원장이 진정서 접수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방문한 모습 (사진=교보생명노조)
12일 교보생명 노동조합 이홍구 위원장이 진정서 접수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방문한 모습 (사진=교보생명노조)

이 위원장은 "2012년 9월 당시 금융당국의 옵션부 투자 모범규준에 의하면, 단순기간경과를 옵션행사요건으로 하지 않아 하며, 옵션 행사가격은 행사 당시 시가(시가가 없는 경우 본질가치)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후 2013년 4월 금융당국은 개정된 옵션부 투자 모범규준을 통해 객관적인 방법에 의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산정한 것으로 인정되는 행사가격을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했는데, FI가 주장하는 40만원의 행사가격은 물론, IPO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풋백옵션을 행사하는 것 자체가 금융당국 규준 위반이기에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보생명 이사회가 IPO를 추진하기 위해 NH농협과 CS에 의뢰해 기본적인 자료조사 과정에서 산정된 공모가격은 20~23만원 수준이다. 수량은 많지 않지만, 2015년부터 108년 상반기까지 실제 거래로 형성된 가격대도 이와 비슷한 23만원 수준이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상장가를 기준으로 환산한 교보생명 주가도 다소 간의 등락이 있음에도 20~25만원선을 벗어나지 않는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교보생명 이사회가 IPO를 추진하기로 결정했음에도 FI가 풋백옵션 이행을 고집하는 것에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표하기도 한다. 

국제중재원에서 풋백옵션 행사가격 40만원을 제시하는 FI의 손을 들어주게 되는 경우, 신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 중 상당 부분이 압류될 가능성이 크며, 이후 FI가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에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극히 일부에서는 FI가 풋백옵션 이행을 철회하지 않는 이유로, 올해 금융권에서 M&A를 선언한 곳이 여럿 등장한 것과 모종의 연관성 또는 물밑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말도 나오고 있다.

대개 기업 소유자는 보유 기업을 비싸게 매각하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FI들은 언론을 통해 '교보생명 흔들기'를 통해 보험설계사(FP)들의 영업에 방해는 물론 기존 고객들이 이탈하는 지경이라고 이 위원장은 밝혔다. 일부러 기업 가치를 하락시키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어피너티에 유리한 40만원의 공정가치를 산출한 안진회계법인은 과거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업무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으며 2015년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추진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휘말리고 있는 곳"이라며, "해당 감정기관이 건전한 금융질서를 준수한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들 수 있고 이는 감독당국도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조합원 대다수는 우리사주로, 어피너티 주장대로 교보생명 주가가 40만으로 형성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 "투기자본이 교보생명을 흔들고 투자를 위축시키고 일자리가 줄어들어 노동자의 고용안정이 위태로와 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재차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제가 노조위원장과 사주조합장으로서 진행하는 현재의 행동은 교보생명 노조 전체 조합원과 우리사주 조합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행동일 뿐 특정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12일 교보생명 노동조합 이홍구 위원장(오른쪽)이 진정서 접수를 위해 노조에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법무법인 지우 소속 변호사와 함께 서울중앙지검에 방문한 모습 (사진=교보생명노조)
12일 교보생명 노동조합 이홍구 위원장(오른쪽)이 진정서 접수를 위해 노조에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법무법인 지우 소속 변호사와 함께 서울중앙지검에 방문한 모습 (사진=교보생명노조)

한편, 교보생명노조는 12일 법무법인 지우의 자문을 받아 신창재 회장에 대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대표 및 교보생명 임원들의 사기 및 업무상 배임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당시 교보생명 임원이 풋백옵션의 구체적 내용에 대하여 신회장에게 알리지 않은 채, 신회장으로 하여금 본인에게 불리한 내용의 주주간 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고 주장하며, "2018년이 되도록 IPO를 추진하는데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은 신 회장이 처음부터 풋백옵션의 불리한 조건을 몰랐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FI와 풋백옵션 논란에도 불구하고 다음달 중으로 예비심사청구를 목표로 상장 주관사와 함께 IPO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보다 앞서 신창재 회장은 FI에게 ABS발행을 통한 유동화, FI지분의 제3자 매각 추진, IPO 성공 후 차익 보전 등을 제시했다. IPO를 풋백옵션 조건으로 내건 FI 입장에서 IPO성공 후 차익 보전은 솔깃할 수 있는 제안으로 보인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교보생명 IPO는 의외로 순조로울 수 있다는 조심스런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FI와 교보생명 또는 신 회장과의 협상은 당분간 '제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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