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적’ 경제전망, 타개책은?…정부 ‘규제완화’·기업 ‘사업재편’
‘회의적’ 경제전망, 타개책은?…정부 ‘규제완화’·기업 ‘사업재편’
  • 이광재 기자
  • 승인 2019.04.2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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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세계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내수 침체까지 겹치면서 한국의 성장·수출 등의 악화 가능성을 걱정하는 보고서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엔 국내 주요 경제 분석기관들이 한국 경제에 대해 회의적인 보고서를 내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우선 상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 위축 등으로 기업들은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3월27일부터 4월8일까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비금융)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반기에 기업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 결과 상반기 매출액증가율은 3.01%, 영업이익증가율은 1.75%로 전망됐다.

한경연 유환익 상무는 “이번 조사결과 올해 상반기 중 기업들의 외형(성장성)과 내실(수익성)이 동시에 악화될 개연성이 높다”며 “글로벌 경기둔화, 주력산업 경쟁력 위축, 미래신성장동력 부재 등을 고려할 때 기업들의 경영실적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올해 상반기 중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수보다 1.71배 많았다. 상반기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33.8%, 변동 없음 46.4%, 증가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19.8%로 나타났다. 특히 상반기 매출액이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응답한 비중도 6.0%에 달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상반기 매출(상) 및 영업이익(하) (제공=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상반기 매출(상) 및 영업이익(하) (제공=한국경제연구원)

상반기 경영실적은 기업들이 작년 연말이나 올 초에 수립한 계획과 비교해서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당초 계획대비 악화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이 개선될 것으로 응답한 비중보다 1.78배 많았다. 당초 계획보다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27.1%, 비슷 57.7%, 개선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15.2%로 나타났다.

상반기 중 영업이익 하락요인주으로는 글로벌 경기둔화·내수위축에 따른 제품수요 감소(60.3%), 원자재·인건비 등의 비용확대(26.5%), 주력제품 가격하락(7.3%), 신산업 투자비용 증가(2.6%), 미래기술 확보위한 R&D 비용증가(2.6%)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미·EU 등 글로벌 경제의 위축과 국내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건비 등 비용압박으로 기업들의 경영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 하락 원인 (제공=한국경제연구원)
상반기 영업이익 하락 원인 (제공=한국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도 ‘2019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하며 내년에도 회복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세계경기 둔화 영향이 반도체 경기를 통해 증폭돼 나타났다며 국내 경기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경제 성장률 전망 (%) (제공=LG경제연구원)
국내경제 성장률 전망 (%) (제공=LG경제연구원)

또 LG경제연구원은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세계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일단락된 점이 반도체 경기 회복을 어렵게 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가 꺾이면 반도체 경기 반등은 당분간 어려운 만큼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이와 함께 6조∼7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논의되고 있지만 추경이 올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0.1%포인트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저출산으로 인해 올해부터 인구가 자연 감소하면서 민간소비 증가는 지난해 2.8%에서 올해 2.5%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경기 하향 우려에 건설투자 위축은 계속되고 수출둔화에 설비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회사채 신용등급별 신용 스프레드 추이 (제공=LG경제연구원)
회사채 신용등급별 신용 스프레드 추이 (제공=LG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의 이번 보고서에서 금융 시장에 대한 전망도 발표했다. 우선 국제 금융의 경우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 온 글로벌 긴축 흐름이 주변국으로 확산되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미 연준은 올해 4차례에서 내년에는 2차례로 이번 금리인상을 일단락하겠지만 유럽 및 일부 신흥국이 긴축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은 올해 말 양적 완화를 중단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에는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칠레,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신흥국들은 자본이탈 우려를 완화하고 통화약세에 따른 인플레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도 완만한 상승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감세 및 투자확대 정책의 영향으로 단기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는 반면 성장속도 둔화로 장기금리 상승은 완만하게 이루어지면서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될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 이후 금리인상의 마무리 국면 진입이 예상되는 미국에 비해 이제 막 긴축에 시동을 거는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금리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의 경우 한국은행은 미국과의 금리역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때까지는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낮은 물가상승률과 고용부진으로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내년에도 한차례 정도의 인상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시장금리는 정책금리와 비슷한 정도로 오르는 데 그칠 전망이다. 글로벌 금리인상으로 국내금리도 상승압력을 받겠지만 투자 둔화로 기업 자금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기둔화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인 국채보다는 회사채 금리가 더 많이 오를 것으로 판단된다. 회사채금리(AA-, 3년)는 올해 평균 2.7%에서 내년 중에 2.8%로 올라설 전망이며 비우량 등급 회사채의 경우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국내 경기상황에 비해 큰 폭의 금리상승에 직면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대(對) 차세안 교역 의존도(좌), 대 중국 및 아세안 수출 증가율 (제공=현대경제연구원)
한국의 대(對) 차세안 교역 의존도(좌), 대 중국 및 아세안 수출 증가율 (제공=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은 ‘차세안 리스크 확대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6%로 전년보다 0.2%포인트 떨어지는 등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 아세안 국가들은 악재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말레이시아 성장률은 0.31%포인트, 인도네시아는 0.25%포인트, 태국은 0.19%포인트 내려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은 중국과 아세안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 지역 경기 우려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 한국의 중국과 아세안 10개국에 대한 교역의존도는 2009년 32%에서 2018년 38%로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7%, 아세안 10개국은 17%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조사국의 박병걸 과장과 노민재 조사역의 ‘세계 성장과 교역 간 연계성 약화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도 비슷한 주문을 담았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성장률과 상품교역 증가율이 상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관계로 전환했다”며 그 배경으로 글로벌 분업체제 약화와 지식집약화 진전 등을 들었다.

보고서는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대외부문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중간재 수출 중심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진국 경기가 좋아진다고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이 덩달아 좋아지는 구조가 더는 아니다 보니 수출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나아가 보고서는 ‘스마트 공장’ 조성 등을 통해 창의성과 혁신성이 높은 신제품을 일괄 생산하는 시스템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 18일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5%로 낮췄다. 1년 새 4번이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 등 금융계의 경제 전망기관도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헐다면 이와 같은 국내 경제의 지속적인 하락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 및 정부는 어떠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까?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업들은 실적악화에 대비해 ‘사업구조조정’에 적극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실적부진 대비책으로는 부실사업 재편 등 사업구조조정(20.4%),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신시장 개척(19.4%), 기존산업 및 신산업투자 축소(17.3%), 원천기술 확보노력(17.3%), 재무안전성 관리(12.2%) 순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확장적 경영을 지양하고 기존 사업의 축소 및 정리를 모색하면서 기업투자는 더욱 위축될 수 있음을 예상했다.

기업(상) 및 정부(하)의 실적악화 대응책 (제공=한국경제연구원)
기업(상) 및 정부(하)의 실적악화 대응책 (제공=한국경제연구원)

정부 지원과제로는 투자활성화를 위한 기업규제 완화(36%), 노동유연성 확대 및 임금안정화(23.8%), 신산업 지원강화(15.2%), 투자고용 관련 세제지원 확대(13.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또 한국은행의 세계 성장과 교역간 연계성 약화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세계성장과 교역간 연계성은 글로벌 공급망 및 가치사슬을 결정하는 구조적 요인의 영향으로 당분간 약화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지식집약산업을 중심으로서비스 교역의 진전 방식과 속도에 의해 연계성의 약화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보고서는 대외부문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글로벌 분업체제 약화에 대응해 중간재 수출 중심의 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스마트 공장 조성 등을 통해 창의성과 혁신성이 높은 신제품을 일괄 생산하는 시스템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식집약화의 진전에 부응해 가치창출의 핵심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업스트림(디자인, R&D 등) 및 다운스트림(마케팅, 유통 등)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수출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신문=이광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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