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에 중국산 부품공급 중단…국내 완성차 생산라인 "올 스톱"
'신종 코로나'에 중국산 부품공급 중단…국내 완성차 생산라인 "올 스톱"
  • 황병우 기자
  • 승인 2020.02.0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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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네시스 생산라인 가동 잠정 중단…기아차 화성·광주공장도 '감산' 돌입
쌍용차, 중국산 부품 재고 소진에 4∼12일 휴업…한국GM, 주말 예정 특근 모두 취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산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제조사의 생산라인이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현대차 전주공장 상용차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산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제조사의 생산라인이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현대차 전주공장 상용차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산 부품 생산 중단에 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완성차 생산라인을 '올 스톱' 시키고 있다. 아직 5개 완성차 업체 모두 완전히 조업이 중단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차종은 이미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90, G80, G70 등 3개 모델을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개 라인 중 1개 라인의 생산이 중단됐다.

울산 5공장의 나머지 1개 라인은 수소전기차(FCEV) 넥쏘, 준중형 SUV 투싼 생산은 중단되지 않았고, 올해 1월 출시된 제네시스 브랜드 첫 SUV인 GV80은 울산 2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현대자동차의 다른 차량 생산 라인과 기아자동차는 아직까지는 부품 수급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을 피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

이미 쌍용자동차는 중국 공장에서 수급받던 부품 부족으로 이날부터 12일까지 평택공장 가동을 정지한다.

쌍용차는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를 전량 공급하던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코리아 중국 옌타이 공장이 가동을 멈추며 물량이 끊겼다. 오는 9일 연휴가 끝나더라도 공급이 원활히 재개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알려진 가장 큰 문제는 차량 내 통합 배선 장치 '와이어링 하네스'의 물량 부족이다.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이 부품의 재고 소진으로 차례로 생산중단에 빠지고 있다.

중국산 부품 중 하나인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차질로 쌍용차 평택공장은 12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사진은 평택공장 렉스턴 스포츠 생산라인. (사진=쌍용차)
중국산 부품 중 하나인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차질로 쌍용차 평택공장은 12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사진은 평택공장 렉스턴 스포츠 생산라인. (사진=쌍용차)

수작업으로 생산되는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량 각 부위에 전력과 신호를 공급하는 필수 부품으로, 자동차를 조립하는 첫 단계에서 차량 바닥에 혈관처럼 깔아두는 배선 뭉치다.

차종·모델에 따라 그 종류가 달라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재고를 많이 쌓아두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며, 그동안 수급에 어려움이 크지 않았고 부품 자체의 부피가 크기 때문에 재고를 보통 일주일 분량 정도만 비축해왔다고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에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하는 경신, 유라코퍼레이션, 티에이치엔(THN) 등 1차 협력업체는 주력 생산공장을 모두 중국에 두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8일 또는 9일까지 가동중단을 명령함에 따라 현지 부품 생산과 국내 공급이 모두 멈췄다.

이 여파로 지난 1일 4공장의 팰리세이드 라인과 전주공장의 버스라인이 특근을 취소하는 등 일부 공장에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V80처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차들의 생산 역시 난항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도 와이어링 하네스 재고 물량이 모두 소진된다고 알려진 6일 이후부터 공장 가동 중단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예측해 왔다. 

기아차는 화성공장과 광주공장에서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 문제 등으로 차량 생산 감축을 실시하는 등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그러나, 기아차는 현대차보다는 해당 부품 재고에 여유가 있어 이번주까지는 생산 중단 까지는 하지 않을 전망이다. 

기아차는 노사가 감산·휴업 등을 논의하는 공장운영위원회 개최 계획이 아직까지는 없지만, 이번 주가 지나면 재고 소진으로 생산라인 가동 중단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모델별 부품 재고 확인을 마친 상태로 일부 부품만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며 "중국 상황이 지속할 것을 고려해 국내와 동남아 부품 거래처를 확보해 차량의 생산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고, 부품수급이 어려워 전 공장이 휴업한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완성차에 적용되는 와이어링 하네스 (자료=유라코퍼레이션)
완성차에 적용되는 와이어링 하네스 (자료=유라코퍼레이션)

한국GM과 르노 삼성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 덕분에 당장의 피해는 모면했지만, 특근을 취소하고 물량 점검에 들어가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GM 측은 "꼭 와이어링 하니스 문제 때문만은 아니지만, 생산속도 조절이 필요해 취한 조치였다. 이번주까지 공장은 정상가동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설 연휴 후 공장 가동을 다른 업체보다 이틀 늦게 재개했다.

르노삼성 관계자 역시 "당장 공장 가동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도 영향이 불가피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급 차질을 우회 물량을 통해 수요량을 맞추지 못하는 것은 물론,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공장 재가동이 제때 이뤄질 지도 불투명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슈가 장기화 될수록 지금 알려진 와이어링 하네스 외에도 다양한 부품의 공급 차질이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까지 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에서 수급하던 와이어링 하네스 물량을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 문제 때문에 거의 대부분 중국으로 돌렸다"며 "글로벌 업체들과 비교해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의 협력 공장이 중국에 몰려 있어 이런 변수의 대처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기아차는 부품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생산 중단을 하지 않는다. 사진은 광주공장 셀토스 생산라인 (사진=기아차)
기아차는 부품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생산 중단을 하지 않는다. 사진은 광주공장 셀토스 생산라인 (사진=기아차)

한편, 현대차 노사는 공장운영위원회를 열고 중국산 부품 재고 소진에 따라 7일부터 완전히 가동을 멈추기로 하고 전 공장의 휴업일정을 확인했다.

현대차 노‧사는 4일 실무협의를 진행해 제네시스 등을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개 라인 중 1개 라인은 4일 오전에 이미 생산가동을 중단하는 등 오후부터 공식적인 휴업에 들어갔다. 

이날 노‧사는 세부 휴업 일정 등은 사업부별로 협의를 진행해 포터를 생산하는 4공장 1개 라인도 오후부터 휴업을 실시하며, 코나와 벨로스터 등을 생산하는 1공장은 내일(5일)부터 휴업에 들어가 7일경에는 울산에 위치한 모든 공장의 조업이 중단된다.

전주와 아산공장도 각각 6일과 7일부터 휴업에 들어가며, 현대차는 이달 10일에서 11일까지는 조업이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휴무기간 중 평균 임금의 100% 지급을 주장했지만 합의를 통해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상 임금의 70% 지급으로 최종 합의했다.   

한편, 기아차는 생산량 조정을 통해 이번 주 가동하기로 했다고 현대차그룹 측에서 알려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국 성(시)정부들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춘절 연휴를 9일까지 연장함에 따라 와이어링 하네스를 생산하는 국내 협력업체의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된 데 따른 것"이라며 "현대·기아차는 국내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부품 조달을 확대하고, 협력업체의 중국 생산 재개 시 부품 조달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등 생산차질이 최소화되도록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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