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자사주 주주환원 효과 '제한적'…규제체계 마련해야"
자본연 "자사주 주주환원 효과 '제한적'…규제체계 마련해야"
  • 임영빈 기자
  • 승인 2023.02.23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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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지배력과 부의 배분 왜곡하는 '자사주 마법' 지속 발생"

국내 상장기업의 자기주식 취득이 주주환원 효과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자기주식에 대한 일관성 있는 규제체계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3일 여의도 금융투자센터 3층 불스홀에서 '자사주와 투자자 보호' 정책 세미나를 개최해 이같이 밝혔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23일 여의도 금융투자센터 3층 불스홀에서 열린 '자사주와 투자자 보호' 정책세미나에서 기업의 자기주식 직·간접 취득 및 처분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임영빈 기자)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23일 여의도 금융투자센터 3층 불스홀에서 열린 '자사주와 투자자 보호' 정책세미나에서 기업의 자기주식 직·간접 취득 및 처분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임영빈 기자)

신진영 자본연 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자기주식 취득은 기업성과를 주주에게 배분하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기업 또한 이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그러나 소각이 전제되지 않는 자사주 매입이 주주환원 수단이 될 수 있는지 등 관련 논란 또한 꾸준히 일고 있다"고 말했다.

강소현 자본연 연구위원은 첫 번째 '상장기업 자기주식 취득 및 처분 현황과 쟁점' 주제 발표에서 "국내 관행과 규제 특성상 자기주식 취득의 주주환원 효과가 제한적일 우려가 있다"고 주했다.

강 위원은 "기업이 취득한 자기주식의 상당 부분이 소각되지 않고 처분되며, 간접취득의 경우 직접취득에 비해 유연한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이라며 "2015년 1월부터 2022년 5월 공시 기준, 취득목적을 '소각'으로 밝힌 경우는 직접취득의 5.7%, 간접취득의 0.1%에 불과하다"고 예시를 들었다.

강 위원은 "취급한 자기주식은 이익배당 지급, 상환주식 상환, 조직개편 대가로 지급되는 등 기업 재량에 따라 다양하게 처분된다"며 "이로 인해 주주 간 형평성을 침해하거나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이용되는 사례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탁계약을 통한 간접취득은 직접취득과 경제적 실질이 동일한 반면 취득 기간, 취득 강제성, 처분 가능성 등 여러 부문에서 직접취득 대비 규제 제약이 낮아 간접 취득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강 위원은 기업의 자기주식 취득과 처분이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수단으로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직접취득 공시요건 강화, 주주 간 형평성을 침해하지 않는 방안 마련, 간접취득 규제를 직접취득에 준하는 수준으로 조정 등을 제안했다.

김준석 자본연 선임연구위원은 두 번째 '인적분할과 자사주 마법' 주제 발표에서 "'자사주 마법'을 통한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가 지배주주의 추가적인 출연 없이 달성되고 있다"며 "이에 '외부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사주 마법'은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회사의 자기주식에 신설회사의 신주를 배정함으로써 배정된 지분만큼 지배주주의 신설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김 위원은 "배당가능이익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지배주주의 사적이익을 위해 자사주 마법을 활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며 "2000~2021년 상장기업의 인적분할 144건을 분석한 결과, 자사주 마법은 주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현물출자, 유상증자와 결합·활용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이후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현저히 증가한 반면, 외부주주의 시가총액 보유 비중은 현저히 감소했다는 분석 결과도 함께 도출됐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은 "지배력과 부의 배분에 왜곡을 일으키는 자사주 마법이 지속되는 것은 자기주식에 대해 일관성을 갖추지 못한 규제체계가 근본 원인"이라며 "자기주식의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는 일관된 규제체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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