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국내 금융사들, 기후리스크 평가 모형 개발 서둘러야"
자본연 "국내 금융사들, 기후리스크 평가 모형 개발 서둘러야"
  • 임영빈 기자
  • 승인 2023.01.19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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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새로운 금융리스크 중 하나…시스템 리스크로 추가 확대 가능성도"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체계 마련, 기업의 지속가능한 사업 관행으로의 유도 등 역할 수행해야"

국내 금융사들은 기후리스크를 새로운 금융리스크의 하나로 인식하고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왔다.

19일 자본시장연구원 박혜진 연구위원은 '기후리스크와 자산가격의 관계에 대한 조사 및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후리스크의 파급 경로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박 위원은 "기후리스크는 국내 금융시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러한 기후리스크의 영향을 평가하고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데 있어 시나리오 분석에 기반한 기후 리스크 평가 기법이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후리스크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 자연재해에 따른 물리적 자산의 손상,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 시행에 따른 비용 상승 등 기후변화로 인해 초래되는 물리적 피해나 경제적 손실을 말한다.

오늘날 기후변화는 기상이변, 자연재해를 유발함으로써 실물자산을 손상시키는 물리적리스크(physical risk)을 발생시킴과 동시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저탄소 전환 정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 의존 사업과 같이 탄소집약적인 산업의 자산가치 하락, 기업의 생산비용 상승, 소비자 선호 변화 등과 같은 이행리스크(transition risk)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위원은 "기후변화가 운영리스크, 신용리스크, 보험리스크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기후리스크에 노출된 기업과 관련한 금융자산을 보유한 금융회사에도 상당한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는 다시 금융기관 간,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간 상호작용을 거쳐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기후리스크와 자산가격에 대한 최근의 해외 실증연구들은 기후리스크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유형의 자산가치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의 경우, 탄소배출량이 높은 기업의 주식의 연간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더 높았고, 파리협정 이후 탄소집약적 기후의 주식에 대한 풋옵션 가격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상 고온이 발생한 기간에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투자자들이 탄소집약적 기업의 주식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은 해수면 상승에 따른 침수 위험 지역이 더 높은 지역의 지방채 발행 비용이 평균적으로 더 높았다. 또, 기후리스크를 더 잘 헷지하는 채권의 시장 가격이 더 높게 평가받았다. 반면 탄소집약적 산업에 속하거나, 환경평가점수가 낮은 기업일수록 채권의 신용등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 해안가 주택이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외에 홍수, 허리케인 등의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의 주택에 대한 모기지 대출금리가 더 높게 책정됐다.

박 위원은 "국내 금융회사들도 기후변화 요인을 새로운 금융리스크의 하나로 인식해 기후리스크 평가 모형 개발, 기후변화 리스크를 고려한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체계 마련 등 기후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회사가 기업의 책임있는 행동을 유도하는 형태로 기후리스크를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령 기후리스크 관리 소홀 기업에 대해서는 거래한도를 제한하거나 추가적인 거래비용을 부과하는 반면, 탄소감축, 에너지효율 개선을 달성한 기업에 대해서는 이자율 축소 등 금융계약 조건을 활용하거나 기업에 탄소배출량을 포함한 기후리스크 관련 정보 공시를 확대토록 요구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금융회사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기후리스크를 관리하는 일차적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기업이 지속가능한 사업 관행으로 전환토록 유도함으로써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후리스크를 줄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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