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M&A ③] M&A 나선 하나금융, 롯데카드 품에 안을까
[금융권 M&A ③] M&A 나선 하나금융, 롯데카드 품에 안을까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9.04.24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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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본입찰에서 하나금융그룹 인수 유력 떠올라…하나카드 점유율 더하면 업계 2위
하나금융의 롯데카드 인수로 우리금융과 KB금융의 M&A 발걸음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

1등 금융그룹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금융지주사들의 인수합병(M&A)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우리금융그룹이 출범 3개월만에 M&A를 성사시키면서 첫 포문을 열면서, 타 금융그룹들의 M&A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대형 M&A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를 하나금융그룹이 품에 안을 것으로 유력하다는 분석에 따라 대형 유통사와 금융지주를 아우르는 대형 카드사가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카드 본입찰에 한화그룹이 불참하면서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하나금융은 시중은행 금융지주사 중 단숨에 2위까지 오르게 된다. (사진=황병우 기자)
롯데카드 본입찰에 한화그룹이 불참하면서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하나금융은 시중은행 금융지주사 중 단숨에 2위까지 오르게 된다. (사진=황병우 기자)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본입찰에 하나금융과 사모펀드 2군데가 손을 들었지만,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한화그룹은 불참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것으로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한화그룹이 롯데카드 본입찰에 불참한 이유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설이 가장 설득력을 얻는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할 경우, 유통과 은행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진 대형 카드사가 탄생할 수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그간 다양한 금융분야에서 M&A를 추진해왔고, 1조원 가량의 자금도 준비해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일 하나금융 이승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그룹 비은행 부문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 자금은 현재 증자 없이 1조원 정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매각 가격을 1조5000억원 정도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하나금융이 재무적 투자자(FI) 또는 컨소시엄 등 추가적인 방법을 이용하면 인수가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강화…우리&KB M&A 속도낼 듯

롯데카드가 하나금융의 품에 안기게 되면 유통과 은행이라는 두 비빌 언덕을 둔 대형 카드사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시장점유율은 신용카드 기준 11.2%로,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사 가운데 5위, 하나카드는 8.2%로 7위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점유율을 단순히 더하면 19.4%로  점유율 21.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한카드 뒤를 이어 2위로 단숨에 올라간다. 

양사의 중복 가입 고객을 제외한다고 하면 삼성카드(19.3%)와 현대카드(15.5%) 사이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금융그룹 간에 비교할 경우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을 바짝 뒤에 따라 붙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1위 자리를 넘볼 수도 있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사이에 중복 고객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하나카드는 과거 외환카드를 포함해 은행계 카드로 대다수가 금융거래를 하는 직장인들이고,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유통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특히 롯데카드는 전체 회원 중 65%가 여성이고 여성 회원 가운데 79%가 30∼50대로, 다른 카드사와 고객군이 차별화됐다.

롯데카드 고객 중 백화점 VIP 고객을 상대로 하나금융 계열사들이 자산관리(WM)와 같은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다양한 협업 사례도 만들어나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손해보험 사옥 (사진=황병우 기자)
롯데손해보험 사옥 (사진=황병우 기자)

한편,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함에 따라 우리금융과 KB금융의 M&A 발걸음도 과거에 비해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금융그룹 모두 비은행 부문 강화를 연초부터 선언하고, 지난 정기주총을 통해 확언한 만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매물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를 품에 안은 우리금융은 자본이 확충 되는 2~3년 안으로 증권업 라이센스를 보유한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할 것이 예상되며, 이미 상당한 '총알'을 보유한 KB는 교보생명을 비롯한 생보사들을 2~3년 안으로 품에 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롯데카드와 함께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에 대해서는 두 금융그룹을 비롯한 대형 금융사들은 아직 관심이 없어 보인다. 당장 인수에 나설 경우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나 이득보다는 부담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이 책정한 매각가 5000억원에 비해 시장에서 평가되는 가격은 3000억원 수준으로 가격차이가 꽤 크다. 여기에 향후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을 도입하게 될 경우 수천억원 규모의 자본확충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제3인터넷 은행 출범이 예상되는 올해는 시중은행 금융지주사들 간의 M&A 전쟁이 소리는 없지만 상당히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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