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터넷은행⑤] 출발선에 다시 선 토스뱅크…"숙제는 다 끝냈다!"
[제3인터넷은행⑤] 출발선에 다시 선 토스뱅크…"숙제는 다 끝냈다!"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9.10.2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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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한화투자증권 등 참여…금융당국 지적 수용해 지분 34%만 가지기로
타 컨소시엄 대비 예비인가 통과 가장 유력…경직된 규제와 간편결제 성장이 흥행 실패 요인
지난 15일 마감한 제3인터넷전문은행 2차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한 3개 컨소시엄 중 토스뱅크가 가장 앞선 것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사진=토스)
지난 15일 마감한 제3인터넷전문은행 2차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한 3개 컨소시엄 중 토스뱅크가 가장 앞선 것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사진=토스)

올해 두번째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는 토스뱅크의 재도전 성공으로 막 내릴 전망이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이 내준 '숙제'를 토스가 사실상 보완해 제출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와 경쟁하던 키움뱅크는 컨소시엄을 주도하던 키움증권이 재도전을 포기하면서 와해되고 말았다. 그 사이 키움뱅크에 참여했던 KEB하나은행은 토스뱅크로 자리를 옮겼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제3인터넷전문은행 2차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한 토스뱅크와 소소스마트뱅크, 파밀리아스마트뱅크 등 3개 컨소시엄 중 통과가 가장 유력한 곳으로 토스뱅크를 꼽는다.

토스뱅크는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으로, 이전과 달리 단 34%의 최대주주 지분을 가진다. 

대신 KEB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 등에 각각 10%씩 지분을 나눴다. 지난 5월 예비인가 탈락의 이유로 지적된 '숙제'를 마무리한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당국은 제3인터넷은행 1차 예비인가에서 토스뱅크가 탈락인 이유로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과 자금조달 능력 미흡을 들었었다. 토스뱅크에서 신한은행이 중도 이탈한 것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

당시 토스가 구성한 컨소시엄 내 지분율은 토스가 60%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으며 외국계 벤처캐피탈(VC) 지분까지 포함할 경우 80%가 넘었었기에 금융당국의 지적이 옳았던 셈이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토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토스)

이번 2차 예비인가에서 토스는 금융당국의 지적을 상당히 의식한 듯 욕심을 내려놓고 지분을 덜 가져가는 대신, 든든한 아군을 다수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키움뱅크의 와해로 토스뱅크에 합류한 하나은행은 SK텔레콤과 합작한 '핀크'를 운영하고 있어 자본 조달을 포함한 금융 뿐만 아니라 핀테크 분야에서도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토스뱅크 주요 주주로 비바리퍼블리카(34%), KEB하나은행(10%), 한화투자증권(10%), 중소기업중앙회(10%), 이랜드월드(10%), SC제일은행(6.67%), 웰컴저축은행(5%), 한국전자인증(4%)가 참여하게 되며,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 리빗캐피탈 등 토스의 기존 투자사도 참여한다.

지역별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패션소상공인연합회 등 지역 소상공인들이 소액주주로 참여한 소소스마트뱅크와 설립 발기인 5명으로 주주를 구성한 파밀리아스마트뱅크도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금융당국이 정한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소소스마트뱅크는  자금 조달 방안과 주주구성계획 등에서 아직 금융당국을 설득하기에는 미흡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파밀리아스마트뱅크는 주주구성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결국 1강 2약의 구도로 제3인터넷은행 2차 예비인가 접수가 끝났다. 금융권에서는 토스뱅크 컨소시엄 만이 예비인가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예비인가에 제출된 신청서류들을 외부평가위원회 등을 통해 자본금과 자금 조달 방안, 대주주·주주 구성계획, 혁신성, 포용성, 안정성 등을 검증한 후 연말까지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제3인터넷은행 2차 예비인가 흥행 실패의 이유로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을 들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금융권에서는 제3인터넷은행 2차 예비인가 흥행 실패의 이유로 카카오페이, 제로페이 등을 비롯한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을 들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 제3인터넷은행 흥행 실패 요인은?…경직된 규제와 간편결제 성장 때문

지난 15일로 마감된 제3인터넷은행 2차 예비인가 접수에서 업계를 중심으로 도전에 나설 것으로 기대됐던 업체들이 유독 눈에 띄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 5월 키움뱅크에 이름을 올렸던 SK텔레콤도 찾아볼 수 없었다.

금융권에서는 이들 '빅 플레이어'들이 자취를 감춘 이유로 금융당국의 규제와 간편결제 시장의 급성장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발목이 붙잡혀 자본을 확충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고, 특히 케이뱅크는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면서 자본금 조달에 어려움에 빠져 대출영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월 카카오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로 큰 어려움에서 빠져나왔으며, 최근 단행한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하는데 있어서 선결해야 했던 과제도 비교적 순조롭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에 넘기고 남은 나머지 카뱅 지분 29%을 당초에는 한국투자증권으로 매각하려 했지만, 한국투자증권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바 있어 차선책으로 한국밸류자산운용으로 넘기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또 다른 의견으로는 간편결제 시장의 급성장 때문에 기존 플레이어들이 이번 예비인가를 외면했다고 한다.

특히 네이버가 은행업 진출 대신 네이버페이 분사를 통한 간편결제 집중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밀고 있는 '제로페이'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소수의 의견도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간편결제 서비스와 핀테크를 결합한 송금 서비스를 진행 중인 업체가 다수 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페이나우 뿐만 아니라 이베이옥션은 스마일페이, 신세계는 SSG페이, 11번가는 SK페이 등 다양한 유통업체들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고 삼성페이, LG페이 등 스마트폰과 결합한 간편결제 서비스도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와해 이유로 하나은행의 이탈로 보는 의견도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와해 이유로 하나은행의 이탈로 보는 의견도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지난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잇달아 선언한 시중은행들도 모바일 뱅킹 앱과 전산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선한 만큼 인터넷전문은행 참여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독주가 성공의 롤모델이면서도 신규 업체들의 부담이 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한편, 키움뱅크가 와해된 이유로 업계에서는 하나은행의 이탈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이탈하면서 다른 참여사들도 동반 이탈을 초래했고, 웰컴저축은행도 토스뱅크로 갈아탔다.

공교롭게도 혁신성이 부족하다고 지적받은 키움뱅크와 자본조달 능력이 미흡하다는 토스뱅크가 M&A로 키움뱅크가 소멸하고 토스뱅크가 남은 것이다.

이를 통해 '숙제'와 부족한 점을 만회한 토스뱅크가 예비인가 통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금융권은 예상하고 있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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