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부위탁운용관리(Outsourced Chief Investment Officer, OCIO) 시장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준포트폴리오(reference portfolio) 활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니왔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OCIO 시장 성장 가능성과 완전위임 확대 필요성' 보고서를 통해 8일 이같이 밝혔다.
남 위원은 "국내 OCIO의 역할은 자금 집행에 한정되어 있다 보니, 위탁자에게 종합 운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제도의 차별적 경쟁력을 발휘하기 힘든 구조적 한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내 OCIO 시장의 세부 구성
남 위원은 공적기금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 OCIO 시장이 최근 들어서는 기업이나 재단 등 다양한 유형의 위탁자산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두고 "고착화된 과점시장으로 인식되는 OCIO 시장에 신규 진입하려는 금융사들이 일종의 틈새시장으로서 신규 유형의 세부시장을 개척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OCIO 시장 규모는 132조원으로 파악됐다. 남 위원은 공적기금이 85%(112조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민간기업과 공공기업의 비중이 각각 6%, 5%로 확대된 점 또한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시장에 신규 진입하려는 후발주자가 목표로 하는 공적기금 외 세부시장은 15% 비중(약 2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면서, 해당 시장에서 민간기업보다는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성장 잠재력이 더 크고 지속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남 위원은 국내 OCIO 시장이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가장 큰 원인으로 한국형 OCIO가 매우 제한된 권한의 부분위임(partial discretion) 체계로 여태껏 성장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다 보니 위탁자에게 종합 운영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제도의 원래 취지를 살리기 매우 힘들다고 우려했다.
결국, 남 위원OCIO 제도 도입 목적을 온전히 달성하는 동시에 수탁기관 간 건전한 경쟁 구도를 강화하려면, 완전위임(full discretion) 방식의 위탁체계가 더욱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 실천 방안으로는 현재 서울대발전기금이 채택하고 있는 기준포트폴리오의 활용을 제안했다.
남 위원은 기준포트필리오 활용 이유에 대해 "국민연금기금을 포함한 해외 공적연기금에서 활용되고 있는 기준포트폴리오 체계를 통해 전략적자산배분(SAA)을 포함한 상위 전략적 의사결정을 외부 금융기관에 위임하는 완전위임 OCIO를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위임은 기본적으로 수탁기관에 대한 위탁자의 투자 신뢰를 전제로 한다"며 "불신을 전제로 운용이 아닌 관리의 목적으로 설계된 위탁체계의 운용 효율성은 낮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